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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속 챙기려 강제로 장애인 이용하려는 병원장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이경헌 기자 | 입력 : 2018/11/25 [00:14]

 


서울에 첫눈이 펑펑 온 11월 24일, 오랫동안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를 보러 대학로를 찾았다.


이 뮤지컬은 어느 눈이 많이 온 12월 24일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시간상으로는 정확히 한 달의 차이가 나지만, "차가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눈이 많이 왔다"는 대사가 공연 당일의 상황과 너무 잘 맞아 떨어졌다.


어느 천주교 무료병원에 성탄특집으로 한 방송사가 크리스마스 당일에 방문해 환자들의 모습을 생방송으로 내보내기로 한다.


방송 1주일을 남기고 18일 예고편이 전파를 타면서, 자원봉사자도 2명이나 더 오고 내일 방송만 나가면 후원금도 더 많이 들어와 병원 경영이 나아질 것이라고 믿고 있는 신임 병원장인 베드로(신재열 분) 주임신부.


문제는 눈이 이렇게나 많이 온 오늘, 하필 방송을 하루 앞두고, 예고편에 대대적으로 소개된 장애인 환자 최병호(문경초 분)가 사라졌다는 것.


방송의 주제가 '버림받은 사람들'이라 가족과 단절된 채 수년 간 이곳에 입원 중인 그가 있어야 이른바 '그림'이 되는데, 이것 참 난감하다.


이에 그는 그 방을 담당하는 봉사자인 김정연(김세라 분)을 불러서 어제 밤에 이상한 점 없었냐, 진짜로 최병호 씨가 어디로 간지 모르냐 추궁한다.


여기에 같은 방에 입원해 있는 알콜중독자 정숙자(이소희 분)와 치매노인 이길례(최엄지 분)도 추궁해 보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다.


이 과정에서 숙자와 길례, 병호, 정연 각각이 지닌 사연이 소개되면서 다들 어떤 이유로 이 병원에 오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사라진 병호가 돈 때문에 빚쟁이를 피해 가족과 헤어지게 되었고, 몇 년 동안 소식도 없이 지내다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장애인이 돼 이곳에 오게 된 사연이 소개된다.


또 그가 그토록 방송 출연을 꺼리던 이유와 방송 예고편에서 그를 보고 자원봉사를 하게 된 김정연과 최민희(금보미 분)의 사연도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어제 밤 우리가 잠든 사이에 그 입원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왜 하필 병호와 민희가 사라졌고, 닥터 리(우지원 분)의 차는 운행도 안 하는데 왜 스노우 체인이 감겨져 있는지, 정연의 하나 밖에 없는 스웨터는 대체 왜 없어졌는지 모든 게 밝혀진다.


이 과정에서 관객들은 오랜만에 상봉하는 부녀의 사연 때문에 눈시울을 붉히게 된다.


이 작품은 롱런하고 있는 작품이기에 작품성에 대해선 왈가왈부 하지 않겠다.


다만, '무료 병원'의 경영 개선을 위해 동의도 받지 않은 채 장애인 환자를 무리하게 방송에 출연시키려 한 베드로 원장의 태도엔 분명 문제가 있다.


그는 극중에서 후원금이 늘어나면 더 많은 침상(bed)을 채워 어려운 이를 도와줄 수 있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머릿수가 곧 수익으로 연결되는 무료병원의 특성을 안다면 이는 결국 환자를 통한 장사를 하겠다는 속셈이다.


더욱이 '환자 장사'를 위해서 개인의 동의 따위는 받지도 않은 채, 예고편에서 최병호를 주인공처럼 부각시킨 것은 엄연히 인권 침해이자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무시한 것 밖에 되지 않는다.


누구든지 자신의 초상권을 가지며, 또 아무리 좋은 취지라고 하더라도 방송에 억지로 출연하지 않을 자유로운 의사결정의 권리를 지닌다.


더욱이 빚쟁이에 쫓기는 최병호는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지면 지금보다 큰 고난을 받을 것이기에 철저히 자신을 매스컴에 노출시키지 않고 싶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와 상의도 없이 예고편에서 그를 주인공으로 띄워놓고 방송 전날 그가 사라지자 '그림'만 생각해 무조건 그를 찾아 내라고 하는 원장의 태도는 성직자의 탈을 쓴 늑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작가가 이런 부분까지 염두에 두고 대본을 썼는지는 모르겠으나, 사회복지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베드로 원장은 더 이상 병워장을 해선 안 되는 인물임에 틀림없다.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내년 2월 24일까지 대학로 트림아트센터 4관에서 관객과 만난다.


참고로 건물에 엘레베이터는 있으나 휠체어석이 없어 휠체어 장애인은 관람이 힘들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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