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녀에게 바라는 가장 큰 기대는 잘 성장하여 미래에 원하는 바를 성취하되 그 결과가 부모의 기대와 일치했으면 하는 것이다. 또 기대는 현재 학업성적이 우수해야 하며 최고의 학교에 진학해 주기를 바라는 기준이 되고 있다.
성공적 학업성취를 이룬 학생은 학교수업과 선생님의 지도, 그리고 예습과 복습의 철저성이라는 자기주도적 학습결과가 오늘의 영광을 가져왔다고 말하고 있기에 자신의 자녀도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교육부에서도 자기주도적 학습자가 되려면 잘하려는 마음 갖기, 계획성 있는 학업, 분명한 목적성 갖기, 예습복습 철저하기 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성인들도 어려운 자기주도적 성취행위를 청소년인 자녀가 그것도 해당 학교의 재학기간 동안 유지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사실 너무도 큰 요구인 셈이다.
누구나 자기주도적 행동을 꿈꾸지만 기대와 좌절이 상호 어우러져 자율과 타율의 중간에서 타협점을 만들어 버리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학생스스로가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하며 자신의 능력과 수준에 맞는 맞춤형 학습을 최적화하도록 조절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며 채워 나가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알려준다는 소식이야 말로 학부모들의 눈과 귀를 번쩍 뜨게 하는 중요한 부분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래서 자기주도 교육방법이나 성공사례가 있다면 찾아 결과를 자녀에게 적용하고자 노력하는 일에 열성을 보인다. 그런데 학습과 기대치가 부모와 자녀 간의 공감을 이루면 문제가 없지만 격차가 도저히 줄어들지 않을 경우 수많은 갈등과 문제가 파생된다.
자기주도학습의 성취결과와 자녀의 요구가 균형을 잃으면 부모의 관심이 자녀에게는 압력으로 작동되어 그나마 존재하는 자기주도적 역량을 훼손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자녀의 자기주도학습을 원할 경우 우선적으로는 부모나 자녀 모두가 자기통제성의 능력이 있는지를 파악해 봐야 한다. 자기통제성은 주변 환경과 상황을 고려하여 이를 조절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청소년이 자기주도적 능력이 있다는 것은 곧 자기통제력에서 긍정성이 담보되어 있다는 의미다.
지금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고 작은 일부터 끝맺음을 보이는 능력이 있는 지부터 확인해 보아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장기적 목표설정이나 상황에 맞는 적합한 행동을 하지 못하여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또 일시적 충동성이 커 자신의 행동을 지연시키고 인내하지 못하는 등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기도 한다.
스마트폰, 인터넷, 게임 등 외적인 유혹물이 너무 많아 스스로 인지행동을 중재하여 분노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능력이 매우 취약하다. 누구나 원하는 바를 달성하려는 욕구가 크지만 이를 적절히 통제하고 조절해내는 힘이 있어야 단기유혹이나 즐거움에 빠지지 않는다.
자기통제성을 조율하는 힘은 서로의 믿음과 신뢰에서 나타난다. 부모가 원하는 결과를 정하고 자기주도적이라는 이름으로 몰아붙인다면 자기통제력은 반대의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자기통제력을 보이기 위해서는 부모와 자녀간의 믿음과 신뢰의 관계가 구성되어져야 한다. 자녀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목표가 서로의 공감대를 통해서 가야 할 길인지를 믿고 의지하는 관계로 이어진다면 자기통제는 분명하게 이루어진다.
아무리 강한 유혹이 있더라도 자기 스스로 주도적인 학습을 이행하려는 의지의 발현은 나를 이해해 주고 믿어주는 부모나 주변인의 신뢰가 있을 때 잘 나타나게 된다.
자녀가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갖추기를 원한다면 서로의 신뢰가 기반이 되어 있는지부터 파악해 보자.
못해도 믿어주고, 잘하는 장점을 발견하는 시도를 한다면 청소년 스스로는 굳건한 자기통제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며, 삶을 자기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디컬쳐 칼럼니스트 권일남(명지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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