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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강단 있게 소송 밀어부처 성차별 없애다
영화 <세상을 바꾼 변호인>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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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03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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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과거 1950년대 미국에선 여자가 법대(로스쿨)에 다니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을 넘어, 남자들의 T/O를 뺏는 일로 치부되곤 했다.

 

남자는 돈 벌고, 여자는 살림에 전념하는 것은 신의 섭리이자 ‘합법적 차별’로 받아들여지던 시기였다.

 

지난 3월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나는 반대한다>의 주인공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를 다룬 영화 한 편이 이달 개봉을 앞두고 3일 기자시사회를 개최했다.

 

<세상을 바꾼 변호인>이라는 이름의 이 영화는 주인공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조카가 최대한 사실에 입각해 극본을 쓴 작품이다.

 

영화에서 루스는 1957년 하버드 로스쿨에 입학한다. 그것도 이미 애까지 있는 ‘유부녀’이자 ‘유대인’의 몸으로 말이다.

 

전체 500명의 학생 중 9명에 불과한 여학생 중 한 명인 그녀는 학장 초청 리셉션 자리에서 ‘쓸데없이 남자들 입학 정원이나 갉아먹은 여자’ 취급을 당한다.

 

당연히 수업시간에도 발언권을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단지 그가 ‘여자’라는 이유 때문에 말이다.

 

2년 후 콜롬비아대학교 로스쿨 수석졸업(하버드 로스쿨에 입학했으나 남편의 고환암이 재발할 수도 있어 남편 직장 근처에서 학교를 다니기 위해 3학년 때 콜롬비아대로 학교를 옮겼다)을 한 그녀는 로펌의 문을 두드리지만 그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13곳이나 되는 곳으로부터 거절당한다.

 

행여 둘째를 낳을까, 의뢰인이 싫어해서, 가족적인 분위기의 로펌인데 부인들이 싫어할 것 같아서 등등 지금의 잣대로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서 말이다.

 

결국 그녀는 한 로스쿨의 교수 자리를 제안 받는다. 그것도 그나마 퇴임한 흑인 교수의 후임을 구하기 힘들어 여자인 자신에게 어부지리로 온 제안이었다.

 

그렇게 대학에서 교편(敎鞭)을 잡은 지 10여년이 지난 어느 날, 한 미혼남성이 노모를 모시는 과정에서 소득공제를 신청하자 세법에서 보육에 대한 공제는 여성만 가능하다고 규정한 탓에 공제를 받지 못한 사건을 접하게 된다.

 

아니 부모를 모시는데 남자, 여자가 따로 있나 싶어 이번이야말로 성차별적 법률을 바로잡을 기회라고 판단해 그녀는 자신이 무료변론을 맡기로 한다.

 

그러나 주위에선 학교에서 이론 강의나 했지 법정에 한 번도 서 본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여자가 살림이나 하는 것이 당연한 현실에서 어차피 이기지도 못할 텐데 잠자코 있으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1970년대 실제 미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주위의 우려와 소송을 당한 정부 측 변호인단의 회유, 같이 소송인단으로 참여한 시민단체의 항소 포기 선언 등 주위의 부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굴하지 않고 끝내는 항소를 밀어부처 연방대법원 법정에 선다.

 

재판에 참여한 판사들은 처음에는 여자가 부모를 모시고 아이를 키우는 것이 당연하지, 무슨 남자가 그것도 미혼의 남자가 부모를 모시는 게 정상적인 일이냐는 투로 그녀의 변론을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러한 자신들의 생각은 100년 넘게 이어져 온 전통이고, 헌법에서 ‘여성’이라는 단어가 1번도 나오지 않는데 과거의 선례를 깨는 것이 맞느냐고 반문한다.

 

이에 그녀는 기죽지 않고 선례를 따르려 하지 말고 새로 만들면 그만이라며, 헌법에 ‘자유’라는 단어 역시 1번도 나오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결국 이 재판에서 그녀가 승소하면서 다른 178개의 성차별 법률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녀는 1993년 6월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여성으로는 2번째로 연방대법관에 임명되어 현재까지도 재직 중이며, 미국 젊은이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영화 속에서 어릴 때부터 사회운동에 관심이 많던 당찬 그녀의 딸 제인 긴즈버그는 현재 세계적인 저작권법 권위자로 콜롬비아대학교 로스쿨 교수로 재직 중이며, 자기보다 능력 있는 아내를 늘 뒤에서 응원해 주던 남편 마틴 긴즈버그는 로스쿨 재학 시절 고환암으로 얼마 살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녀와 56년간이나 결혼생활을 하고 2010년 세상을 떠났다.

 

어쩌면 지금의 그녀가 있기까지는 이러한 가족들의 지지와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로스쿨 재학시절부터 차별을 직접 겪었기에 연방대법관이 된 후에도 꾸준히 성 소수자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판결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15년 8월 방한 당신에도 김조광수 커플과 하리수,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 등 국내 성 소수자들을 용산 미군기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는가 하면, 대법원을 방문해서는 “성 소수자의 권리와 인권을 보호를 위한 대법원의 역할이 중요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린북> <스포트라이트> 등 실화영화를 만들었던 제작진이 다시 한 번 뭉친 <세상을 바꾼 변호인>은 오는 13일 개봉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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