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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제목부터 불편한 영화

영화 <그녀들을 도와줘>

이경헌 기자 | 입력 : 2019/07/18 [17:00]

 

금년에 열린 전주국제화제에서 상영된 바 있는 영화 <그녀들을 도와줘>가 이달 25일 개봉을 앞두고 18일 기자시사회를 개최했다.

 

스포츠바 ‘더블 웨미’의 매니저인 리사(레지나 홀 분)는 아침 출근길을 눈물로 시작한다.

 

마음을 추수리고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천장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 다름 아닌 금고를 훔치러 들어왔다가 환풍기에 갇힌 도둑이다.

 

천장에 있으면서 선을 잘못 건드렸는지 TV도 안 나온다. 중요한 스포츠 경기가 있는 날이면 손님들이 몰리는데, TV가 안 나오다니 참 미칠 노릇이다.

 

여기에 같이 일하는 직원 하나가 사고를 당해 변호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점장이 오기 전까지 ‘세차 모금 행사’를 벌인다.

 

가슴이 훤히 드러나는 짧은 옷을 입고 앞 유리를 닦아주니 남성 운전자들은 이게 무슨 횡재인가 싶어 제법 많은 돈이 벌린다.

 

하지만 점주가 와서 무슨 명분으로 이벤트를 하는 것인지 물으면서, 지금까지 벌은 돈을 전부 은행에 입금하라며 씩씩댄다.

 

여기에 더해 왜 도둑이 들은 사실을 바로 알리지 않고 경찰을 통해 듣게 했냐며, 그녀를 다그친다.

 

말 하려고 했는데 TV도 안 나오고 처리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어서 정신이 없어서 타이밍을 놓쳤다고 변명해 보지만, 점주는 막무가내로 그녀를 다그친다.

 

아침부터 오늘 하루 참 일진이 사나운 날이다. 결국 그녀는 해고되고 만다.

 

직원들과 손님들을 늘 존중하려고 애쓴 리사가 해고되자 직원들 사이에 동요(動搖)가 일고, 리사의 해고에 반대해 일을 벌이다 몇 명은 해고당하고 만다.

 

이 영화는 참 불편한 영화다. 우선 여성들의 옷차림부터 그렇다. 자신들은 ‘스트리퍼’가 아닌 패밀리 레스토랑 직원들과 같은 일을 한다고 자위(自慰) 하지만, 솔직히 말해 ‘더블 웨미’에 의해 성 상품화된 채 소비된다.

 

손님들이 과한 스킨십을 하면 당장 경찰을 부른다는 것이 리사의 원칙이지만, 솔직히 그곳을 찾는 손님들 다수는 여종업원들의 몸매 감상을 하기 위해 온다.

 

또 하나 불편한 점은 바로 영화의 제목이다. 한글 제목은 ‘그녀들을 도와줘’이지만, 원제는 ‘Support The Girls’다. 우리말 제목은 ‘그녀’가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만들어 버림으로써 여성을 수동적 존재이자 시혜가 필요한 존재로 만들어 버렸다.

 

여성은 언제나 도움이 필요한 존재라고 인식한 번역으로 보인다.

 

원제에 사용된 ‘support’는 ‘지원, 지지’라는 의미가 있다. 그녀들을 지지하는 것과 도와주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내는 것은 시혜(施惠)가 아니지만, ‘도움’은 내가 나보다 못한 사람에게 기꺼이 베푸는 것을 의미한다.

 

갓난아이가 혼자선 엄마 젖을 먹을 수 없어서 엄마가 아이에게 젖을 물려주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보자면 이 영화는 원제와 너무나 다른 뉘앙스로 번역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단순히 ‘지지’나 ‘도움’이나 뭐 그리 큰 차이가 있다고 별 걸 다 트집 잡는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여성을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만들어 버림으로써 여성은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없는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만들어 버린 것은 아주 큰 잘못이다.

 

특히 영화의 내용이 싱글맘이지만 아들을 키우며 당당히 살아가는 여성, 인종차별 등 차별에 대항하는 여성 등 주체적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녀들을 도와줘’라는 제목은 어울리지 않는다.

 

지난해 뉴욕 영화비평가협회와 밴쿠버 영화비평가협회로부터 각각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93%를 기록했으나 마지막 결말이 이해하기 난해해 가볍게 볼 오락 영화는 아니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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