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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다문화 아이들이 겪는 정체성 혼란 그려

영화 <나의 정체성>

이경헌 기자 | 입력 : 2019/10/07 [23:09]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10대 소녀 레이는 아버지는 일본인이지만, 어머니가 대만인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한다.

 

그러나 그녀의 엄마는 아이들과 싸웠다는 이유로 레이를 두들겨 팬다.

 

엄마도 일본어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속에 있는 마음을 쏟아 내거나 할 때는 중국어를 속사포처럼 쏟아 내는데 레이는 도통 알아들을 길이 없다.

 

한 가족이지만 말도 잘 안 통하고, 자신을 학대만 하는 엄마에 대한 반항심에 레이는 가출한다.

 

그녀는 우연히 거리에서 만난 20대 언니를 따라 그의 집에 서 하룻밤을 묵게 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거리에서 자신을 도와준 고마운 언니인 아오이에게 불청객이 찾아온 것.

 

아오이의 직장 상사는 아오이를 겁탈하려 들고, 이를 목격한 레이가 그를 내리쳤는데 하필이면 죽어 버렸다.

 

의도치 않게 살인을 저지르게 된 아오이는 겁이 덜컥 나고, 사람 죽는 걸 처음 본 아오이도 겁이 나긴 마찬가지라 둘은 그 길로 정처 없이 도망친다.

 

그러다 도착한 어느 한적한 시골의 한 여관. 사정상 잠시 휴업한다는 문구가 붙어 있는데, 딱 보니 ‘잠시’가 아니라 이미 오래 휴업한 티가 난다.

 

그래 오늘 하루만이라도 어떻게 잠이나 자자 싶어 둘은 담을 넘어 여관에 들어가고 대충 청소를 한 후 하루를 보낸다.

 

하룻밤 자보니 괜찮았는지 둘은 본격적으로 대청소를 하면서 아예 여기서 한 동안 지낼 준비를 한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겼다. 아오이가 잠시 외출한 동안 어느 할아버지가 숙박을 하겠다며 불쑥 들어온 것.

 

결국 두 사람은 의도치 않게 ‘여관 사장’이 되어 우왕좌왕 하다가 아예 본격적으로 손님을 받기 시작한다.

 

이번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세계 최초로 관객과 만나는 일본 영화 <나의 정체성>은 대만에서 태어난 일본인 감독 본인의 이야기이도 하다.

 

영화는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레이를 통해 그들이 어떤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극중 레이는 결국 여관에 머무는 동안 자신의 엄마와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중국어를 독학으로 익힌다.

 

최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모델이 된 한현민은 과거 자신의 외모는 흑인인데,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해 해외무대에서 겪는 어려움을 토로한 적이 있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어 밖에 할 줄 모르는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사람들은 그의 외모를 보고 그를 외국인 취급한다.

 

이러한 자신의 생각과 사람들의 생각에 괴리가 계속될수록 점점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

 

참고로 이 영화의 프로듀서는 감독과 함께 도쿄예술대학 대학원 영상연구과를 졸업한 한국인 유학생 문혜선이 맡았는데, 대만인과 일본인 혼혈의 감독이 연출을 맡고 한국인이 프로듀서를 맡았다는 점이 어쩌면 이 영화 속 주인공의 상황 보다 더 흥미롭다.

 

영화 <나의 정체성>은 지난 4일과 7일에 이어 오는 10일 한 번 더 상영될 예정이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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