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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경계선’에 서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영화 <경계선>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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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15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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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후각이 예민한 여자가 있다. 택배를 뜯기 전 냄새로 위험한 물건인지 판단해 보고, 공항 세관을 통과하는 여행객의 짐 속에서 술병을 찾아낸다.

 

뭐 이 정도는 개도 충분히 가능한 후각 능력이니 사람 치고 조금 더 예민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아동 대상 음란물이 든 메모리 카드를 여행객의 짐에서 찾아내기도 한다. 메모리 카드에서 음란물 냄새가 나서가 아니라, 사람의 감정을 냄새로 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누구든지 속으로 꿍꿍이를 가지고 있으면 그의 마음을 냄새로 알아 차린다.

 

영화 <경계선>은 염색체 이상으로 남들과 많이 다른 외모를 가진 세관 직원 티나(에바 멜란데르 분)에 대한 판타지 영화다.

 

그런 그녀 앞에 어느 날, 뭔가 수상하긴 한데 딱히 뭐가 수상한지 도통 모르겠는 남자(사실 생김새는 남자지만, 생식기는 여자에 가까운 남자라 성별도 애매모호 하다) 보레(에로 밀로노프 분)가 나타난다.

 

외모적으로 자신과 많이 닮은 보레에게 끌리는 티나는 그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온다.

 

둘은 점점 가까워지고, 자신처럼 ‘꼬리’가 있음을 알게 돼 그에게 호기심을 드러낸다. 그리고 티나는 보레로부터 둘 다 인간이 아닌 ‘트롤'(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철썩 같이 자신을 ‘못 생긴 여자’ 정도로 생각하며 살아 온 티나에게 충격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영화는 크게 남자의 모습을 한 생식기가 여성에 가까운 보레와 그 반대인 티나를 통해 ‘경계선’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사실은 신화 속 괴물이라는 설정 역시 인간과 괴물의 경계에 서 있음을 이야기한다.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사회가 복잡 해질수록 우리 사회에는 경계에 서 있는 이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뮤지컬 <헤드윅> 속 헤드윅 역시 ‘개집애 같은 남자 애’였으나 미군으로부터 성전환 후 자신과 결혼하자는 제의를 받고 성전환 수술을 했다가 수술 실패로 남자도 여자도 아닌 존재가 되어 버렸듯이 우리 사회에는 경계에 서있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남과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핍박한다. 너는 왜 여자인데 브라를 입지 않냐며 설리에게 공격을 퍼부어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고, 너는 왜 남자인데 남자를 좋아하냐며 동성애자에게 손가락질하기도 한다.

 

북한 정권이 싫어서 탈북한 이에게는 따뜻하게 환영해 주기는 커녕 북한 사투리를 쓴다는 이유로 ‘빨갱이’ 운운하며 그들을 배척한다.

 

박칼린이나 한현민처럼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랐음에도 부모 중 한 명이 외국인이어서 외모가 조금 다른 이에게는 ‘혈통’을 따지면서 이방인 취급을 한다.

 

브라를 입지 않는 여성도, 동성애자도, 북한이탈주민도, 다문화가정도 모두 똑같이 존중받아 마땅한 한 명의 사람이다.

 

우리에게 낯선 스웨덴 영화인데다 판타지 요소가 강해 아무 생각없이 재미있게 보기엔 다소 무거운 영화지만,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경계선’에 서있는 이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다.

 

영화 <경계선>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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