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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남들이 원하는 삶 아닌 내 뜻대로 사는 삶 살길

영화 <디에고>

이경헌 기자 | 입력 : 2019/12/03 [21:41]



솔직히 이 영화는 제목부터 다시 지어야 할 것 같다. 축구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마라도나'는 알지만, '디에고'라는 그의 이름을 아는 이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원제인 <디에고 마라도나>를 그대로 사용했으면 모를까, 굳이 국내 개봉 제목을 <디에고>로 정한 이유를 모르겠다.

 

그나마 '마라도나'라는 이름이 들어가야 더 많은 이들이 극장으로 발걸음을 하지 않을까 싶다.

 

3일, 기자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디에고>는 축구선수 마라도나의 생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500시간 분량의 그에 관한 영상을 130분으로 압축했다.

 

축구선수 마라도나가 '신'으로 추앙 받을 정도로 축구를 잘 하는 선수라는 사실은 사람들이 익히 아는 사실이지만, 빈민가 출신인 그가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도시인 나폴리에 스카우트 되어 나폴리 팀에서 수차례 우승을 안겨주면서 나폴리 시민들에게 신(神) 같은 존재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사실 생각해 보면 2002년 월드컵 당시 우리 국민들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진 히딩크 감독에 대해 귀화(歸化)해서 대통령 선거에 나가달라고 말할 정도였으니, 나폴리 시민들에게 마라도나가 신 같은 존재였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러한 인기가 그에겐 부담이 되었나 보다. 자유롭게 집밖에 돌아다니는 것조차 불가능 할 정도 많은 시민들과 기자들이 그를 따라다니는 것이 일상이었기에 그는 점점 지쳐 갔다.

 

그래서 그는 마피아를 통해 코카인을 공급받기 시작했다. 일요일 경기가 끝나면 수요일까지는 클럽에 가서 코카인 파티를 벌였고, 마약에 취해 여성들과 환락(歡樂)을 즐기기도 했다.

 

그리고 다시 목요일부턴 몸을 만들어 일요일에 경기에 나갔다.

 

구단주를 비롯해 알 사람은 모두 그가 마약을 한다는 걸 알았으나, 다른 사람의 소변을 제출했는지 도핑 테스트에서는 걸리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여동생의 친구인 크리스티아나가 마라도나의 아이를 낳았다고 고백했다. 당연히 그는 절대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으나, 그의 여동생도 크리스타아나의 말이 진실임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고국인 아르헨티나의 국가대표 선수로 월드컵에 출전해 아르헨티나에 우승을 안겨 줬다.

 

나폴리에도 아르헨티나에도 그는 남들이 기대하지 않던 팀에 우승을 안겨주는 그런 선수였다.

 

하지만 1990년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자격으로 나폴리에서 이탈리아를 꺾고, 이탈리아 월드컵 결승에 진출하자 그는 '신'에서 '원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듬해 그는 코카인 양성 반응으로 15개월 출장(出場) 정지 처분을 받게 됐고, 1992년 도망치듯 스페인 세비아FC로 이적했다.

 

하지만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1년간 출장 정지 처분을 받게 됐고, 결국 그는 1997년 은퇴를 하게 된다.

 

이후 2016년, 30년 만에 크리스티아나가 낳은 '디에고 마라도나 주니어'가 자신의 아들임을 인정했다.

 

이 작품은 남들이 부러워 할 정도의 부와 인기를 얻었으나, 정작 그로 인해 '자기 자신'을 잃고 '남들이 원하는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 부담이 돼 결국 몰락의 길을 겪게 된 마라도나의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잘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적어도 마라도나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많은 돈과 인기 보다는 자기의 뜻대로 자신의 삶을 꾸려 나가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이라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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