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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자녀의 마음 문을 여는 공감이라는 열쇠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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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3/0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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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기에 ‘사회적 거리’를 좁히기 위한 노력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명제이며 동시에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관계개선시도는 사람에 따라 삶을 유연하게 하기도 하지만 극도의 고통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사회적 거리를 좁히기 위한 특단의 대책과 방법론들이 많이 제시되어 있는 이유도 관계개선의 필연성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를 좁히는 능력에는 공감(empathy)의 의미가 특별히 필요하다. 사회적 관계를 원하지만 모두와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우므로 타인과 나 혹은 자신 스스로 상황을 이해하는 공감적 자기합리화가 있을 때 방어가 쉽다고 여기는 것 같다.

 

문화인류학자 에드워드 홀(Edward Hall)은 의사소통의 사회적 거리형태를 ‘친밀함의 거리(intimate distance)’, ‘개인적 거리(personal distance)’,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 ‘공식적 거리(public distance)’ 등 4가지로 설명했다.

 

‘친밀한 거리’는 상대방과 0.46m이내에서 호흡하는 숨결을 그대로 느끼는 거리이다.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대화가 가능하여 가족이나 연인처럼 만나고 밀착하여 항상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이 절로 나는 상태다. 작고 속삭이는 사람과의 거리라면 공격성이 해제된 아름다운 관계의 거리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 거리’는 팔을 뻗어서 닿을 수 있는 0.46~1.2m정도로 어느 정도 친밀함이 전제되어 있고 일상적 대화가 무난한 상태다. 안정된 관계로 믿음과 상호 협력의 관계가 이루어지는 거리다.

 

‘사회적 거리’와 ‘공식적 거리’는 개인적인 친밀의 범주를 벗어난 상태로 1.2m이상 멀어지면 상대방 얼굴의 세밀한 부분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가족 간의 거리에서는 대화의 질을 담보하기 어려운, 적절치 못한 상황이 될 수 있다. 

 

가족 간의 관계가 사회적이자 공식적 거리가 되어 빨리 벗어나고 더 이상 만나고 싶지 않은 거리가 되어 있다면 얼마나 불행한가?

 

또 공감의 여부를 설명하는 또 다른 조건으로 웃음을 짓는 모습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사람의 웃음은 사회적 거리를 좁혀주는 의미 있는 도구라는 점에서 찡그리기 보다는 웃을 때 서로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가 쉽다.

 

우리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낯선 사람을 만날 때 어색함을 감추지 못해 눈을 어디에 둘지 모르는 상황을 자주 경험한다. 마치 나의 가장 친밀한 거리를 전혀 친밀하지 않는 사람에게 침해당했다는 작은 불편함으로 시간이 흐르기만을 바라는 모습이다. 

 

반면 서양 사람들은 초면에도 상대방에게 웃음을 표현하며 ‘나는 당신에게 적의가 없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하여 상황을 해결한다.

 

그런데 웃음의 종류에도 팬아메리칸 웃음(pan-american smile)과 뒤센 웃음(Duchenne smile)이 있는데 똑같은 웃음도 잘못 표현되어 비웃음으로 느낄 경우 사회적 거리는 정반대로 나타날 수 있어 매우 주의를 요한다.

 

‘팬아메리칸 웃음’은 팬아메리칸 항공사 승무원들의 웃음모습을 명사화한 것으로 ‘팬암 미소’라고도 한다. 승객을 위해서 웃음을 지어 보이고 있지만 그들에 선뜻 다가서기에는 커다란 장벽이자 거리감이 있음을 크게 느낀다. 이들의 웃음이 친밀한 거리라고 판단하여 친밀한 행동을 하면 서로 불편한 상황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반면 ‘뒤센 웃음’은 프랑스 신경학자인 뒤센이 발견한 것으로 마음과 진심을 곁들여 표현되는 웃음이다. 친밀한 거리에 있다는 표현으로 뒤센 미소를 지어 보일 때 ‘나는 당신과 생각을 같이 공유하며 원하는 대로 할 것입니다’라는 메시지가 함축되어 있다.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를 향해 함박 웃는 미소에 어떤 거리감이 있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유아나 아동기의 뒤센 미소가 청소년기가 되면 점차 팬암 미소로 바뀌는데 친밀한 거리가 개인적 거리, 사회적 거리로 대치되면서 그 자리를 친구들이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여전히 친밀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믿고 있지는 아닌지 거리감의 정도를 확인해 보자.

 

자녀와 친밀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감이 필수적이다. 공감에는 정서적 공감과 인지적 공감이 함께 수반되어져야 한다. 정서적 공감은 자녀의 정서반응에 대해 있는 그대로 마음을 공유하려는 자세를 말하며, 인지적 공감은 자녀의 감정을 인식하고 지각하되 나와 자녀의 생각을 분리하여 이해하는 노력이다. 

 

아마도 많은 부모는 공감을 당연시하지만 인지와 정서적 공감보다는 일방적인 자기이해를 바탕으로 한 공감에 머물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아야 한다.

 

자녀와의 거리가 친밀한 상태라고 믿지만, 대화는 부모가 주도하며 주제역시 자신이 바라는 내용에 국한함으로써 자녀가 부모에게 눈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면 이는 공감이 아닌 사회적 거리의 상태가 되어 있을 수 있다. 

 

나에게서 나오는 말이 ‘~하지 마라’, ‘~해서는 안 된다’가 대부분을 차지하거나 ‘공부만 해라’에 머물러 있다면 부모의 말은 항상 옳은 말이 되어 있고 자녀를 이해해 주는 말은 아닌 것이다.

 

웃음이 좋은 공감을 이룬다지만 좋은 미소는 마음에서 우러난다. 서로의 거리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마음을 공유하고 이해하려는 공감은 어느 순간 갑자기 노력한다고 이루어지지 않는다.

 

좋은 미소를 만들기 위해 눈꼬리와 입을 아름답게 만들었을 때 인자한 모습이 되어 공감을 위한 준비가 이루어진다. 물론 마음에서 우러나는 이해와 배려의 공감적 시도인지는 내가 가장 잘 알지만 자녀 역시 그 의미를 분명하게 느끼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디컬쳐 칼럼니스트 권일남(명지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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