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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지금 자녀의 숨겨진 1인치를 찾아보자

칼럼니스트 권일남 | 입력 : 2020/03/23 [11:12]

연일 지속되는 코로나19의 확산은 국내외 모든 영역에서 심각한 악영향은 물론 삶과 생활방식에 이르기까지 새롭게 구성해야만 하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상적 생활을 하고파도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싸움이다 보니 돌파구를 찾기 어렵고 터널속에서 불안과 긴장속으로 무기력감만 노출되고 있다.

 

그동안 무척 강조하였던 안전의 의미와는 전혀 다른 측면에서 새로운 모델과 행동지침이 필요하게 되었고 선진성, 선진시민 등의 의미 역시 인간의 본능과 무의식적 행동에 의해 상당부분 훼손되고 있기도 하다.

 

아무도 경험하지 않았던 생활상의 변화는 예측이 동반되지 않기에 타인의 공공질서 위배적 행위가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판단이 서면 불안감은 증폭되고 적대적 행위도 불사하게 된다.

 

두려움으로 촉발된 일상의 변화 중 개학연기에 따른 자녀와의 만남은 일부 사람들의 경우 가정내에서도 즐겁기보다는 서로의 긴장관계로 이어지는 불편함을 경험하기도 한다.

 

온종일 돌봄을 신경쓰다 보니 부모는 마음에 들지 않는 자녀행동이 거슬리고 못마땅해 단점을 찾는 데 열을 올리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된다.

 

1980~90년대 고속성장의 혜택을 경험한 세대인 부모들은 작금의 비현실적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가지 못하는 자녀의 행동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자녀가 학교에 가지 못함의 외적 문제를 떠나 가정에서도 자기관리에 힘써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는 것을 당연시하여야 한다는 믿음에 최우선적 목표를 두고 있는 부모라면 상당부분 자녀와 긴장과 갈등으로 서로 힘들어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특별한 상황에서는 부모는 자녀의 특성과 장단점을 주도면밀히 파악해 보고 관찰해보려는 전환적 자세가 필요하다. 자녀의 숨겨진 내면의 재능과 앞으로 하고자 하는 진로와 비전에 대한 동기가 얼마나 명확한지를 알아보려는 깊이 있는 성찰이 있었는지도 반문해 보자.

 

많은 부모는 자녀가 바라는 욕구, 희망이나 비전의 동기화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을 하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면서 조금만 더 라는 말을 수없이 되뇌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무런 문제가 없이 잘 따라주는 자녀가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믿음이 절대적이라는 착각이 지배하고 있지는 않은지 지금 자녀와 함께 있는 시간을 잘 활용해 보자.

 

사실 우리는 자녀를 위해서는 지금보다 먼 미래의 결과를 중시한다고 하면서도 학업이외의 다른 재능을 찾고 계발하려는 시도를 포기하는 경향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월터 미셸(Walter Mischel)은 마시멜로우 실험을 통해 아이들의 자기통제력 능력이야말로 더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는 힘이라고 하였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부모의 다양한 여유나 능력이 오히려 아이들의 내재적 힘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논리가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오기도 한다. 

 

즉 아이의 건강한 성장에 부모의 능력과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만약 지금 10만원을 받아야 할 상황(성적에 매몰됨)을 만들 것인지, 절실의 기대감을 다소 유보하여 20만원을 받도록 기다려보는 것(재능을 찾고 함께 지원하는 것) 중 후자를 선택하여 더 큰 성과를 얻도록 결정하는 것을 시간 간 선택(intertemporal choice)효과라 한다. 

 

그러나 기다림의 효과가 더 크지만 지금 당장 성취수준을 포기하기 어려운 이유가 항상 가로막고 있다.

 

그만큼 부모는 자녀의 성장에 대해 현재와 미래의 성취기대의 교차점에서 어떠한 시간 간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다고 본다.

 

매일 선택을 강요받았던 순간에서 잠시의 여유는 나와 자녀의 일상을 되돌아보면서 자녀의 행동과 능력, 재능과 학업의지와 동기, 진로희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아이들과 심도 있는 대화의 장을 만들어 본다면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일상의 변화는 부모자녀 간 새로운 시간 간 선택효과를 만드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다. 

 

그동안 학업에 대한 모든 책임을 자녀에게 지우고 자녀가 해야 할 일로 당연시하면서 마시멜로우를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하도록 하지는 않았는지의 반성의 시간을 갖는다면 자녀의 불편한 행동도 긍정의 의미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누구든 자녀의 숨어 있는 재능의 1인치를 발견하려고 눈을 크게 뜨고 관찰하며, 마음으로 대화하면 자녀가 잘하는 부분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이를 학업과 성적이라는 보편적 틀에 가두어 두면 자녀의 숨겨진 1인치는 영원히 빛을 발하기 어렵다.

 

자녀가 부모로부터 강요를 받아 부담감이 커지면 스스로 뇌의 사용범위를 축소하고 잠재력을 도출하지 못해 종국에는 21세기 미래사회인재역량으로 갖추어야 할 재능도 포기해 버리는 안타까움도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자녀와 깊이 있는 대화의 창이 열릴 수 있는 지금, 새로운 일상의 변화라는 상황에서 자녀의 숨겨진 1인치를 찾아 미래 긍정적 성취를 이루려는 시도를 한다면 시간 간 선택의 효과를 최고조로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디컬쳐 칼럼니스트 권일남(명지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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