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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5월에 되새겨 보는 청소년의 고민거리
기사입력  2020/05/11 [23:04]   편집국

세상에 고민이 없는 사람이 있겠냐마는 청소년 역시 그들의 삶을 짓누르는 숱한 고민 속에서 스스로의 자리매김을 하지 못하는 몸부림이 예사롭지 않음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창 푸르름으로 점철되어 역발산의 기개와 기상을 뽐내야 할 이들의 어깨에 고민이라는 커다란 압력으로 인해 바람직한 삶의 방식을 찾지 못한다니 매우 안타깝다.

 

‘우리 자녀는 괜찮겠지!’라는 잘못된 판단과 이해부족으로 평생 가슴에 분노와 불편한 마음을 갖고 살아갈 우리의 자녀가 너무 많다는 점은 분명한 결과이다.

 

2019년 <청소년백서>에 따르면 전국의 청소년들이 겪는 가장 심각한 고민거리로 ‘대인관계의 어려움과’과 ‘정신건강문제’, ‘알고싶은 정보미흡’ 등이 각각 1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다음이 ‘가족문제’와 ‘학업/진로’가 각각 11%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서로의 관계를 맺기 어렵거나 사람이 두려워 경계성 장애나 우울, 불안, 수면장애, 학습장애 등과 같이 정신건강의 부조화를 유발하게 될 수 있어, 대인관계의 문제가 심각한 자기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는 셈이다.

 

청소년에게는 학교나 주변 생활공간은 단지 학습과 생활을 넘어선 그들의 생존사회이다. 모든 법과 제도, 형식과 구조가 난마처럼 얽혀 있지만 나름의 생존법칙을 배우고 익혀 실사회유지를 경험하게 하는 작은 삶의 공동체이다.

 

그런데 학교나 생활공간이 상식을 넘어선 구조로 형성되어 있다면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면 이들에게는 너무도 가혹한 여정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청소년의 사회적 관계를 흐트러뜨리는 상호성의 부재는 곧 아무와도 관계를 맺지 못하게 하는 단절을 의미하며 이 속에서 나홀로 겪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청소년기는 건강한 성인으로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기법을 습득하고 적응을 통한 성장과정을 거치는 시험대이다. 그런데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사유와 정신건강의 고민거리의 가장 큰 이유라면 이 문제의 해결은 청소년 스스로의 찾기가 쉽지 않기에 우리는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사람으로서 반드시 필요한 사람간의 상황대처능력에 심각한 결손은 곧 모든 적응노력의 회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청소년들의 고민거리 중 특별한 내용이 눈에 띤다.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무엇을 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지를 알아보려는 데 필요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자신의 진로와 삶을 스스로 개척할 의지가 강하다. 목표를 학업과 상급학교 진학에 두기보다는 보다 현실적인 가치를 찾으려는 노력을 많이 하기도 한다.

 

그런데 적절한 진로나 창업, 미래 삶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고민거리에 대해 기성세대인 어른의 깊이 있는 성찰이 필요하다. 과거처럼 학교에서 학업만을 매진하던 구세대의 시각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지금의 청소년들은 자신의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이들이다. 

 

그래서 과거보다 더 많고 다양하며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방식과 기회는 필수적이기도 하다.

 

대인관계와 정신건강의 고민이 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아서 이리 저리 기웃거리고 있는 점은 기성세대들 보다 더 뛰어나다. 자녀가 원하는 희망진로는 다양한데 부모는 자신이 생각하는 직업군에 매몰되어 특정 직업을 강요하면서 갈등의 원인을 자녀에게 전이하고 있지는 않은지 진지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청소년의 고민거리를 알아보는 중요한 이유는 고민거리가 독립적이기보다는 서로 밀접한 관련성이 있기 때문이다. 

친구관계가 나빠지면, 정신건강에 해로우며, 성격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는 태도는 가족 간의 관계도 소원해질 수 있다. 

 

또 성적이 안 좋으면 학습에 대한 흥미도 떨어지고 공부의 의미가 없어지며, 학교는 가지만 시계추 학생이 될 가능성이 커 종국에는 학업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 하나의 고민이 다른 고민거리를 연달아서 유발시키는 고민의 상관성이 매우 크다. 고민이 깊어 부적응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해결책을 찾기가 더 어려워진다.

 

앞에서는 걱정 없이 웃고 즐기지만 내면적으로 아파하며 외부의 도움을 얻고자 손을 내밀고 있는 상태의 청소년들이 너무도 많다. 그런데 이들의 아픔을 부모가 공감하지 못한다면 이들은 어디에, 누구로부터 도움과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까? 

 

청소년의 고민은 오히려 상황을 이해하고, 분석하여,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자기의 새로운 방어기제일 수 있다. 그래서 방어기제는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때론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고 상황의 회피를 통해서 건강한 상황을 만들기 위한 자기만의 능동적 상황대처의 방법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 어른들은 청소년들의 고민에 대한 실제적 이해도가 낮아 청소년기의 고민을 당연한 성장통이나 생활과정의 일부로 치부하는 생각을 해왔는지 자문(自問)해 보자. 

 

그리고 5월 청소년의 달 만큼이라도 혹여 우리 자녀인 청소년들이 마음이 아파 힘든 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또 진정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함께 이야기해 보며 건강한 가족관계를 회복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디컬쳐 칼럼니스트 권일남(명지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한국청소년활동학회장)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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