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주화운동은 40년 전에 일어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당시 전국의 성당과 해외에서 몰래 보던 ‘광주비디오’를 봤던 한 학생이 이를 계기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다큐멘터리 감독이 된 후 자신의 삶을 바꿔 놓은 ‘광주비디오’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어 제작한 작품이다.
당시 국내외 언론이 촬영한 영상들은 공영방송사인 KBS를 거쳐서 나간 까닭에 KBS에 당시의 영상이 상당수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이에 KBS 외주제작사에서 일하고 있는 이조훈 감독은 KBS 아카이브를 비용 없이 사용하기 위해 일단 지난해 방송용 프로그램을 제작했고, ‘사라진 4시간’을 추적하는 과정을 보태 이번에 극장용 다큐멘터리 영화를 선보이게 됐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독일 기자 위르겐 헌츠피터 등이 촬영한 영상 등을 통해 당시의 생생한 현장을 영화에 담았다.
발포 직전의 모습과 직후의 모습 그리고 발포 후 외신과 인터뷰 하는 모 대령의 모습 등이 담겼다.
그러나 정작 발포 장면은 KBS 아카이브에서 찾을 수 없어 담기지 못했다.
감독은 이른바 ‘사라진 4시간’을 찾아 나섰다. 누군가로부터 당시 기무사에서 촬영한 영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치권의 도움을 받아 수소문 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
기무사가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한 자료의 목록도 다 뒤졌으나 정작 발포 장면을 찍은 영상은 발견하지 못했다.
당시 시위 진압에 참여한 군인들이 개인적으로 찍은 영상도 있는 마당에 어떤 목적이 되었든지 간에 군에서 공식적으로 촬영한 영상이 없다는 게 이상하다고 감독은 말한다.
영화는 초반부에 ‘광주비디오’ 제작과 상영에 참여한 이들의 인터뷰를 보여 주고, 후반부에서는 이들이 지금도 ‘조국 수호 집회’ 등에 참여하면서 이를 기록으로 남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5·18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에 갑자기 ‘박근혜 하야 반대 집회’와 ‘조국 수호 집회’가 툭 튀어나와 살짝 삼천포로 빠지는 느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이조훈 감독은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방송 당시에도 조국 수호 집회 장면은 빼자는 의견이 있었다며, 영화에 이 장면을 넣은 이유는 당시 광주비디오를 보던 이들이 아직도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또 ‘광주비디오’처럼 기록으로 남겨두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당시 20여 명의 외신 기자들을 비롯해 참상을 목격한 증인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이제는 이 영화를 통해 더 많은 목격자들이 생길 것이다.
목격자들이 많아질수록 ‘그날의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을까? 부디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으로 인해 ‘사라진 4시간’이 세상에 공개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영화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오는 16일 개봉할 예정이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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