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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청소년수련관을 청소년중심공간으로 회복시켜야

칼럼니스트 권일남 | 입력 : 2020/08/03 [23:00]

청소년의 여가, 문화, 진로, 체험 등 다양한 에너지발산과 자기계발의 체계성을 이루기 위해 건립한 청소년시설인 청소년수련관은 청소년들의 꿈을 현실화하는데 엄청난 기여를 해 왔다.

 

청소년 스스로 자기성장을 이루는 최적의 활동과 기회를 다양하게 보장해 줌으로써 이를 바탕으로 도전과 열정의 역량개발을 추구한 결과 대한민국 성장의 동력이 여기서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소년기 활동체험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찾고 역량을 확산하여 타인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적 능력을 회복할 수 있기에 청소년시설의 설립은 여타 청소년정책 중 국가적 의무이자 책무를 잘 감당한 긍정적 정책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청소년수련관은 보편적이고 다수인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행동능력 극대화를 모색하고자 각종 리더십활동, 댄스, 동아리활동, 자기탐색활동, 관계개선활동, 각종 국내외교류활동 등과 같은 전문소양과 능력개발의 활동을 제공해 주었다. 

 

청소년에 다양한 활동기회를 보장해 줌은 바로 청소년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하는 동인(動因)이었기에 청소년시설의 구축은 청소년을 위한 선순환 정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곳에서의 활동참여경험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고민함과 동시에 잠재적 능력을 표출함으로써 그들이 가야 할 새로운 세계를 실험하고 만들어 가는 최적화된 장소였다.

 

또 새로운 실험을 위해서 밤낮으로 청소년과 함께 뒹굴며 이들의 생각을 앞서가며 행동으로 표현하게 하는 청소년지도사라는 활동전문가가 있었기에 청소년의 사고혁신이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청소년센터에서 많은 청소년전문가가 떠났다. 전문적 활동을 하는 곳에 있어야 할 전문가가 떠나면 결과적으로 청소년들이 활동할 범위가 축소되고 활동의 다양성도 낮아진다. 곧 청소년시설에 청소년전문가가 사라지면 고스란히 청소년에게 피해로 돌아온다. 

 

청소년들의 생각을 현재, 미래와 연계하여 몇 십 년 후를 바라보며 준비하도록 해 주는 많은 지도자가 눈물을 머금고 청소년과 함께하지 못하여 정든 공간을 떠나는 현상이 왜 나타나고 있는가?

 

청소년수련관이 이름만 그렇지 어른들의 사적 공간으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시설을 설립하고 운영의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해 재정지원은 최소화하는 등 자립을 목적으로 하는 수익구조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청소년활동의 특이성과 가치에 대한 중요성은 뒤로 한 채 운영은 알아서 하라는 식이어서 청소년시설에 청소년이 없는 모순이 나타나고 있다.

 

청소년들이 주체가 되어야 할 공간임에도 수영장, 헬스장, 교육장 등에서 생활체육, 평생교육, 교육문화 등의 이름으로 성인을 위한 수익사업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는 과연 청소년을 위해서라는 말로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물론 기관운영의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설치된 공간과 시설이 유휴(遊休) 되지 않고 쉴 새 없이 구동되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운영의 효율성이 본래의 목적을 뛰어넘어 다른 일에 매진하거나 수익을 내지 않으면 안 되게 한 구조는 바뀌어야 한다.

 

청소년이 학교를 가는 낮 시간대에 어른들의 시설이용을 하도록 한 정책이 이제는 주중, 주말할 것 없이 청소년시설에 청소년보다는 성인이 차지한 자리가 커져 본말이 전도된 사례는 너무도 많다.

 

운영효율성을 위해 수익구조를 찾아야 하는 청소년센터는 어른들을 대상으로 각종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어 결국 청소년을 위한 활동과 프로그램의 우선순위가 낮아지거나 지도자의 에너지가 분산되는 등 청소년성장에 매진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 청소년시설을 이용하는 성인들은 자신의 활동에 조금이라도 손해가 된다면 청소년의 배려보다는 권리침해의 불만을 확대하여 각종 민원을 무기로 위협을 가하는 사례 또한 많다. 

 

이들은 청소년들의 건전한 성장, 바람직하고 균형적 성장이라는 말은 먼 곳의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청소년시설을 이용하는데 큰 걸림돌이라 여기는 듯하다.

 

결국 청소년시설의 공공성은 청소년이 아닌 모두의 공공성이었던 정책, 표면적으로만 청소년시설이 청소년중심이라고 판단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의 잘못된 정책은 이제 폐기되고 전환되는 깊이 있는 고뇌와 성찰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청소년시설 역시 잠정적 폐쇄를 경험하였으나 이제 조금씩 기지개를 펼 준비를 하고 있다. 감염병 위기 속에 우리의 의도와 관계없이 청소년시설에서 청소년을 만나지 못하게 하였다. 

 

수익구조가 붕괴된 청소년시설에서 월급을 주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떠나가야만 하는 청소년지도자가 흘리는 눈물의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이제 청소년시설을 본래 청소년중심으로 공공성의 의미를 회복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청소년시설이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수입을 창출하는 공간이 아니라 청소년에게 다양한 활동경험을 무한히 제공하여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세상에서 맘껏 기를 펴고 살아가며 행복을 누리도록 하는 공간으로 전환해 주어야 한다.

 

청소년시설의 공공성은 청소년이라는 대상이기에 크게 부각된다. 누구나 다 청소년기를 겪었고 또 그들의 자녀 역시 건강한 청소년기를 겪는 것이야 말로 모든 부모나 성인들이 바라는 기대치일 것이다.

 

청소년시설과 청소년지도자가 무너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청소년에게 전가된다. 유능하고 전문화된 청소년지도자가 있을 때 청소년들의 생각을 넓혀줄 수 있고 미래를 담보하며 지도자와 함께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기회를 얻게 된다.

 

청소년시설에서 청소년지도자가 청소년만을 위해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맞춰보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도록 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투자의 효율성은 충분하다. 

 

청소년시설에서 청소년이 아닌 어른들의 행동과 민원 요구에 마음 졸이지 않고 본질을 찾아 청소년중심 공공성을 회복하도록 지금 바로 여성가족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인식전환과 예산지원의 대책을 찾아 실행에 옮겨야 한다.

 

/디컬쳐 칼럼니스트 권일남(명지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한국청소년활동학회장)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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