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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랜덤채팅앱 청소년 유해매체물 고시에 대해
기사입력  2020/09/14 [21:22]   편집국

우리 사회에서 암적인 성착취 행위가 디지털시대에 극단화되면서 지난해 ‘박사방’이라는 전대미문의 디지털 성착취 및 가학적 성범죄는 엄청난 사회적 충격을 줬다.

 

74명의 피해자가 성착취의 노예로, 인간적 수치와 모멸감을 강요한 사건이었으며 이중 16명이 미성년자였기에 스스로 자신의 의지와 독립적 사고가 미약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중범죄로 우리 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 충격적 사건이었다.

 

만약 아직 박사방 또는 n번방이 우리에게 노출되지 않았더라면 여전히 암흑 속에서 활개 치며 세상을 조롱하고 있는 이들과 이들에 동조하며 가식적 이중생활을 하는 집단화된 무리들이 날마다 주변에서 누군가와는 매일 마주치는 사람이었을 것으로 생각하니 소름이 돋는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이들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죄스러움과 안타까움에 더하여 개인과 사회의 진면목을 보게 된 자괴감, 더 나아가서 정부의 대책부족과 무능한 한계에 대한 분노는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들을 범죄의 대상으로 보는 이가 여전히 많다는 각성과 함께 청소년지도자의 역할과 책무가 막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해 주었다.

 

오늘날 사회가 나날이 발전하면서 신종 기술과 혁신이 난무하고 있고 미래사회의 발전 지향적 속성을 주도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과 압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렇기 때문에 신성장 중심의 정책은 때론 인간의 원초적 보호를 수반해야 할 기본적 가치를 상실한 채 경제적 유익의 당위성이 강조되는 자기합리화에 빠져 다수가 아닌 소수의 이익에 매진되는 우를 범하게 된다.

 

그 결과 성범죄로 인한 가해자를 조사해 보니 약 2,000여명의 디지털성범죄사범으로 최근 경찰에서 검거했다 하니 성적 관음성과 착취를 통한 부정행위 등을 일반화하려 했던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아연실색하게 한다.

 

그릇된 성의식과 자신의 성적 욕구의 충족만을 최선의 목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는 점과 우리 사회의 이면에서 얼마나 충격적 일이 그동안 일상적으로 발생되어 왔나 싶은 생각이 커 다시 한 번 우리 마음과 행각, 행동의 정화가 불같이 일어남과 동시에 제도적 보완이 강화되어야 할 점은 분명해 보인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편익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이 바라는 바가 인간의 삶에 긍정적 도움을 주고자 하는 데 있지만 의도된 바와는 달리 개인의 유익만을 찾으려는 시도가 더 커질 때 이번 n번방과 같은 해악(害惡)이 자리 잡게 된다. 

 

그래서 청소년을 보호하려는 다각적인 노력을 하지만 청소년보호법은 규제적 성격이 강한 법률이기에 나타나지도 않을 사회변화, 기술발달, 더 나아가 국가 간 무역압력 등 수많은 억제요인이 고려될 경우 청소년보호의 명분이 있다 해도 보호의 방법과 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때문에 청소년보호에 앞서 규제의 범위를 최소화하는 이유 역시 넓게는 기업에, 좁게는 개인의 사업장에 치명적인 제약으로 작용하는 경우라면 규제의 범위는 항상 대책에서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랜덤채팅앱 개발자 역시 기술의 선용(善用)을 의도하였기에 지금과 같은 일이 생기도록 의도하지는 않았을 것이지만, 사용자의 불법과 탈법적 행위로 의도와 달라졌고 그 결과를 제어하지 못한 정부대책의 미흡성이 도마에 올랐기에 분노하였던 것 같다.

 

그나마 사회적 공론과 여론의 집약화라는 강력한 힘은 규제강화의 시급성으로 모아졌기에 청소년보호위원회에서는 지난 10일, 불특정 이용자 간 온라인 대화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랜덤채팅앱)을 청소년보호법 제7조 및 제9조와 동법 시행령 제9조에 따라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결정, 고시하였다.

 

그 이유를 보면 청소년에게 불건전한 교제를 조장·매개하거나 성매매 등 불법행위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였다.

 

유해매체물로 고시한다는 의미는 이전과 달리 청소년에 유해함을 사전 심의하게 하고 모니터링 하는 등 불법과 문제행위를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그동안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발생추이와 동향분석을 보면 대화서비스를 제공하는 채팅앱은 ‘청소년 조건만남’, ‘성매매’ 등 불법‧유해 행위의 주요 경로로 작용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특히 랜덤채팅앱 이용자의 경우 76.4%가 성적인 목적을 가지고 대화·접근하고 있으며, 아동·청소년대상 성매수 범죄 판결문에서도 91.4%가 메신저․SNS․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범죄 수단으로 이용하는 등 이제 랜덤채팅앱은 범죄이용의 온상임은 명확해졌다.

 

비록 때늦은 감은 없지 않으나 청소년보호법을 통해 랜덤채팅과 같은 불특정 온라인대화서비스를 통해 나타나는 청소년에의 해악을 없애고자 유해물로 규정하였고 이제 범죄행위를 명확히 제재할 수 있게 되었기에 우리 모두 감시자가 되어 더 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비록 유해매체물로 결정, 고시를 하였다 해도 여전히 제외조항이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게임콘텐츠는 여전히 온라인대화가 이루어지면서 각종 음란행위를 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부분도 마음에 걸린다. 

 

따라서 청소년보호의 법적 대응을 강화하는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행되어져야 하지만 무엇보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청소년을 지지하기 위한 강력한 그물망구조를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하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불건전, 불법행위를 하는 이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여 더 이상 불법과 탈법이 판을 치지 못하도록 발본색원해야 할 것이다.

 

/디컬쳐 칼럼니스트 권일남(명지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한국청소년활동학회장)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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