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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너무 닮아서 가슴 아픈 광주와 부에노스아이레스

다큐멘터리 영화 <좋은 빛, 좋은 공기>

이경헌 기자 | 입력 : 2021/04/15 [23:13]


1980년 5월 18일. 광주(光州)에 군인들이 쳐들어와 닥치는 대로 민간인을 학살했다. 계엄령이 선포된 가운데 군인들은 무차별적으로 시민들을 향해 총을 휘갈겼다. 심지어 헬기 위에서도 사격이 이뤄졌다.

 

손을 들라고 해서 손을 들었더니 팔에다 총을 난사하고, 심지어 집 안을 향해 사격해 집 안에 있던 사람들도 파편이 몸에 박히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보다 몇 년 앞선 1976년 아르헨티나에서도 ‘국가 재건’을 이유로 운동권과 노조원들을 ‘불순분자’로 규정하고 이들을 납치, 고문, 학살했다.

 

1983년 민선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3만여 명이 되는 ‘실종자’가 발생했다.

 

이 두 도시에서 일어난 끔찍한 일은 매우 닮아있다. 우선 당시 집권한 정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정부라는 점이 닮았다.

 

그리고 전두환과 비델라는 학살 과정에서 ‘빨갱이’ ‘불순분자’라는 꼬리표를 붙여 무차별적으로 민간인을 죽였다.

 

당시 아들을 잃은 어머니들은 각각 ‘오월어머니회’(광주)와 ‘오월광장 할머니회’(부에노스아이레스)를 꾸려 지금껏 활동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좋은 빛, 좋은 공기>는 많은 것이 닮은 두 도시의 아픈 역사를 교차해서 보여준다.

 

흑백으로 톤을 통일해 광주와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잘 구분되지 않아 오히려 자연스럽게 두 도시의 닮은 점이 더 눈에 잘 들어온다.

 

당시의 참상(慘狀)을 보여주는 장소들은 물론 살아남은 자들의 증언까지 두 도시가 너무나도 닮았다.

 

‘빛고을’이라는 이름을 가진 광주(光州)와 ‘좋은 공기’라는 이름을 가진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에서 일어난 일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유가족의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까지 모든 것이 판박이어서 마치 하나의 이야기처럼 이해될 정도다.

 

‘오월광장 할머니회’에서 활동하는 한 할머니는 1976년 당시 생후 13일된 손녀와 자식이 ‘실종’됐다며, 2000년 당시 잃어버린 손녀가 생후 7~8개월 때 한 군인 가정에 입양돼 지금껏 잘 자라고 있는 걸 확인하고 소송을 걸어 손녀를 찾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과정에서 손녀는 군인은 착한사람이라고 생각해 당시 ‘폭도’로 매도당한 이들에 대해 증오심이 커서 유전자 검사조차 거부했다고 한다.

 

그랬던 손녀가 이제는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아 준 할머니에게 감사해 한다는 말을 전했다.

 

정치적 이유로 국민들에게 ‘빨간 딱지’를 붙여 편 가르기를 하고, 또 거기에 세뇌돼 당시 민주화 세력들이나 무고한 시민을 ‘폭도’라며 매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리고 영화는 2021년 미얀마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얀마를 응원하는 해시태그(SNS 검색을 용이하게 위해 # 뒤에 특정한 단어를 붙이는 것)를 소개하며 끝난다.

 

다큐멘터리 영화 <좋은 빛, 좋은 공기>는 오는 28일 개봉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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