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칼럼]전자담배 광고의 불편함

칼럼니스트 권일남 | 입력 : 2021/05/03 [18:00]

흡연의 해악은 익히 알려진 바이기에 새삼 고려될 일은 아니다. 하지만 과거 무심코 흡연과 간접흡연에 노출되었던 당시와 비교해서 담뱃값에 새겨진 금연을 유도하기 위한 문구나 그림은 흡연을 할 수 있을까 하는 표현과 그림이 강렬하게 삽입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연 정책의 효과를 높이려면 경고 그림의 면적을 더 키워야 하고, 내용도 더 사실적으로 묘사해야 한다는 금연 전문가들의 의견을 보면 흡연 예방의 충격적 방식의 대책이 점차 강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실적이고 상징적 의미의 광고 이외에 본질적으로는 니코틴을 포함한 수많은 화학물질과 발암물질을 함유하여 암을 비롯한 심혈관계, 뇌, 호흡기계 등 신체 여러 부문에서 해악을 주는 최악의 물건이 담배다. 

 

하지만 금연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지금 당장의 삶, 지금 느끼는 평안함 등을 더 중하게 여기려는 정서적 편견이 강한 이유와 함께 다가올 병리적 문제는 현재의 삶에서 중요하게 작용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래서 담배를 손에서 멀리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심리적 위안을 얻으려는 자기만족의 대리적 속성이 미래의 건강 악화보다 더 강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흡연자는 여러 계층이 있지만, 여성가족부의 ‘2020년 청소년 매체 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흡연 비율은 중고등학생의 8.7%는 흡연 경험이 있다고 한다. 전년도에 비해 다소 감소 경향이 있지만, 여전히 흡연은 청소년들에게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이다.

 

성인들에게는 별로 문제가 아니지만, 청소년에게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여러 방식으로 흡연을 예방하고 금연을 유도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흡연을 하는 사람의 건강 문제는 모두에게 해당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의료적 처치는 국가적 부담으로 작용하기에 흡연 예방과 금연을 위한 국가의 노력은 상당히 적극적이고도 때론 과감하기도 하다.

 

그래서 여러 방법 중 손쉽게도 가격 인상을 하거나 광고의 사실적 충격성을 통한 금연 추종을 당연하게 여기는 정책을 많이 보게 된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흡연 예방에 대한 광고를 들 수 있는데 여러 광고의 유형 중 최근 ‘전자담배 노담’이라는 광고라는 게 있다. 그런데 전자담배 광고의 내용을 보면 금연을 유도하는 것인지, 아니면 흡연에 대한 사실성을 제기하고자 함인지 다소 혼란스러운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아. 담배 냄새 쩔어. 넌 아직도 진담 피냐?

난 딸기맛. 야 너도 진짜 전담하나 사라.

야 이번에 망고맛 샀는데 망했어.

이게 진짜 게임기 같다. 이거 엄마도 몰라.

진짜 모르겠다 (부모님도 속일 수 있고).

함 펴볼래? 펴봐!

야 됐어(전자담배도 담배잖아). 나 먼저 간다.

담배 아닌 척하는 전담을 이기는 가장 멋진 노담.

나는 노담.

전자담배도 안 피움.

 

첫째, 전자담배의 문제를 제기하고자 말하는 개연성이 전자담배가 아닌 청소년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점이다. 마치 담배가 아니라 딸기맛, 망고맛 등 오히려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미각적, 심미적 요소를 사실적으로 그려내 청소년들이 흡연에 빠지도록 자연스러움을 더 엮어준다. 

 

흡연 시 골방 같은 냄새가 아니라 상큼한 과일맛이라는 담배 냄새와 대비되는 상징성을 표현하고 있으며 그만큼 거리감을 좁혀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더 유발해 버린다.

 

둘째, 전자담배의 기기에 대한 설명을 전혀 다르게 표현함으로써 전자담배의 형태를 통해 부모님과 간극을 유지할 수 있다는 개연성을 제시한다. 가장 가까워야 할 부모와의 갈등을 자연스럽게 조장하고 속임으로써 흡연을 하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도덕적 비난을 회피하게 된다는 의미를 말해 준다.

 

셋째, 청소년들이 흡연을 하게 되는 동기요인 중 가장 보편적인 집단동조성의 원인을 제공해 준다. 

 

처음 청소년이 흡연을 하는 원인으로서 친구의 권유가 가장 높은 상황에서 볼 때 내가 선택하지 않고 누군가의 권유로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됨을 표현한다. 또 나는 희망하지 않았으나 친구나 동료의 집단에 속하기 위해 흡연을 하게 된다는 자신의 합리화를 만들어 준다.

 

넷째, 금연 행위를 극적으로 묘사하려는 것의 사실적 당위성이 매우 취약하다. 친구들의 ‘전담’ 권유에 대해서 적극적인 반대표현이나 거부 의사의 사실성이 낮아서 극적 효과가 매우 낮아 보인다.

 

전담의 버스광고나 유튜브 광고로 금연을 스스로 강조하기 위해 청소년 스스로가 흡연을 거절하지 못하는 상황과 거부의 의사를 표현하는 점을 만들어 놓는 설정이 그리 편안히 느껴지지 않는 것은 왜일까?

 

같은 의미의 표현을 위해서도 굳이 담배와 전자담배, 청소년과 부모, 친구와 친구 등의 대립적 상황을 만들고 이를 회피하게 만드는 방식은 오히려 청소년의 금연과 ‘노담’(담배를 안 피운다는 의미)이라는 의미를 해석하려는 시나리오 표현의 긍정성이 높은지 사뭇 이해가 안 된다.

 

/디컬쳐 칼럼니스트 권일남(명지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한국청소년활동학회장)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포토뉴스
이동
메인사진
(포토)꽃구경 나온 시민들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