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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이 소녀의 외침에 귀 기울여주길

다큐멘터리 영화 <그레타 튠베리>

이경헌 기자 | 입력 : 2021/06/09 [20:51]


15살 소녀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며 매주 금요일 등교도 하지 않은 채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 우리나라 같으면 연일 종편 뉴스에서 학생의 신상 털기를 하면서, 이 학생의 사상이 의심스럽다느니 이런 학생을 징계하지 않는 교장이 과거 전교조 활동을 했다느니, 학생의 배후에 특정 진보정당이 있다느니 온갖 말도 안 되는 억측을 쏟아낼 것이다.

 

결국 학생은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언론의 집중포화가 부담된 교장은 스스로 생을 마감할지도 모른다.

 

그제서야 정치권에선 언론의 마냥 사냥으로 피해자가 생겼다며 언론이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낼 것이다.

 

하지만 스웨덴 언론은 달랐다. 15살 소녀 그레타 튠베리의 목소리를 들어줬다. 어른들이 잘못했다고 공부 안 하고 시위 하는 게 청소년의 본분이냐며 꾸짖는 ‘꼰대’도 있었지만, 언론은 이 소녀에게 왜 지금 이 자리에 있는지 이야기 할 기회를 줬다.

 

소녀는 기후위기 상황에서 스웨덴 정부가 무관심하기 때문에 선거일까지 매주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에서 소녀의 인터뷰를 봤는지 길 가던 한 젊은 여성이 바닥에 앉아 그녀에게 응원의 인사를 건네자, 다른 행인들도 하나 둘 길 가다가 멈춘 채 그레타 튠베리의 말을 귀담아 듣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을 본 다큐멘터리 감독 나탄 그로스만은 그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 단편영화가 되든지, 청소년 활동가들에 대한 시리즈가 되든지 일단 찍고 보자는 생각이었다.

 

사실 그레타는 언어 및 인지발달은 정상적이지만 운동기능의 발달에 지체가 나타나고, 정서적 · 사회적 발달에 결함을 보이는 자폐성장애 하위유형의 하나인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다.

 

그녀는 학교에서 기후위기에 관한 영상을 본 후, 우울감에 식사도 거부하고 입도 닫아 버렸다.

 

장애특성상 책 한 권을 통째로 사진처럼 이미지로 기억하는 그녀는 이때부터 기후변화에 대한 책을 죄다 섭렵했다.

 

그리고 그녀는 선거 후에도 파리기후변화협약(선진국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있었던 교토의정서와 달리 195개 당사국 모두에게 구속력 있는 보편적인 첫 기후합의)에 스웨덴이 가입할 때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공언한다.

 

이에 10대 소녀 때문에 기후위기에 생각하게 된 어른들은 그녀에게 지지를 보낸다.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자신의 트위터에 그레타에 대한 영국 BBC 뉴스를 올리고,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 등이 모두 그레타에 대한 공개 지지선언을 한다.

 

또 UN과 유럽의회, 유럽경제사회위원회 등에서 그녀를 연사로 초청한다.

 

2018년 UN 기후회의(COP 24)에 참여한 그녀에게 외신들이 줄서서 인터뷰 요청을 하기도 했다.

 

이에 그레타는 (실감이 나지 않아) 이런 관심이 무슨 영화 같다며, 꼭 파파라치들이 (연예인에게 몰려드는 것처럼) 몰려온 것 같다고 말한다.

 

점차 그레타에 동조해 금요일 결석 시위에 동참하는 이들이 늘어나자 일부 언론과 정치지도자들은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애한테 휘둘리면 안 된다며 그레타를 비난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그녀를 엘리제궁으로 초대해 응원의 메시지를 건네고, 그레타가 재학 중인 학교 역시 매주 금요일마다 결석하는 그레타가 진도를 따라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는다.

 

학교의 배려 덕분인지 우수한 성적으로 중학교를 졸업한 그녀는, 미국 뉴욕에 위치한 UN본부로부터 회의에 와 달라는 초청을 받는다.

 

비행기가 기후위기를 가져오는 주범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그레타는 배를 타고 뉴욕까지 가기로 결심한다.

 

배를 타고 뉴욕까지 갈 생각을 하니 가족들과 달리 통화가 불가능한 자신의 애완견이 눈에 밟힌다고 말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10대 소녀의 모습이다.

 

배 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평범하고 규칙적인 생활이 그립다며 힘들어 하기도 했으나, 미국 뉴욕 맨해튼에 도착하자 수많은 인파가 그녀를 따뜻하게 맞아주자 다시 힘을 얻는다.

 

그녀는 UN 본부에서 개최된 UN 기후행동 회의에 참석해 세계 정상들 앞에서 일침을 가한다.

 

그래서였을까? 2019년 9월에 열린 기후행동 시위에 무려 7,000,0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였다. 하지만 여전히 스웨덴 정부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흔히 우리는 관용적 표현으로 ‘환경은 후대에게 빌려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기사를 쓰는 오늘(9일)은 8월 초순의 기온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식으면 6년 8개월 후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의 평균기온이 1.5℃ 올라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1.5℃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북극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할 것이고, 적도 주변에 사람이 살 수 없게 되고, 적도 위쪽에 사는 사람들은 매년 폭염으로 수천 명이 사망하고, 인구의 절반이 물 부족 현상을 겪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경고한다.

 

그 시간이 7년이 채 안 남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15살의 소녀 그레타 튠베리가 어른들에게 제발 관심을 가져달라고 거리로 나오게 된 것이다.

 

부디 다큐멘터리 영화 <그레타 튠베리>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 오는 17일 개봉.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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