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하나, 둘 떠나고 폐허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터전을 떠나지 못하고 투쟁하는 사람들이다.
재개발 공사로 인해 수도가 터지고 집에는 벌레들이 들끓는다. 약자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투쟁 밖에 없다.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처우이다. 하지만, 투쟁 없이 주어지는 정당함이란 없다.
생계를 위해 뛰어든 노동은 산재라는 결과를 낳았다. 손가락을 잃었지만, 스스로 자책에 빠져있다. 자신이 잘못한 탓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 큰 일은 회복 후 마땅한 일자리를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큐멘터리 <사상>은 부산 사상구에서 수십 년을 넘게 살아온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
재개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그늘진 이면을 확실히 조명한다. 그들의 터전과는 반대로 고층 아파트가 주변으로 들어선다. 다른 사람들은 화려한 생활을 하며 같은 인간의 삶이지만 극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처음에는 차이이지만 결국 차별이 되는 세상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뜻깊은 영화. 하지만, 런닝 타임 132분으로 2시간이 넘어 지루한 감이 있고,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한 노력에 반해 집중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좀 더 간결한 편집을 했다면 감독의 의도가 더 명확히 전해지지 않았을까 한다. 하지만, 화려한 삶만이 조명되는 세상에서 그 이면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진 세상에서 우리는 살아간다는 것을 영화를 통해 깨달았으면 한다. 오는 21일 개봉.
/디컬쳐 박선영 기자 <저작권자 ⓒ 디컬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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