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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미디어와 연예인, 세상을 바꾸다

다큐멘터리 영화 <보통의 용기>

이경헌 기자 | 입력 : 2022/06/24 [21:20]


이게 바로 방송의 힘, 연예인의 선한 영향력이 아닐까 싶다. 바로 다큐멘터리 영화 <보통의 용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은 탤런트 공효진은 2010년 환경 에세이 <공효진의 공책>을 출간한 데 이어 업사이클링(새 활용) 업체를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광고에서 대사를 통해 환경보호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님을 시청자들에게 어필 중이다.

 

이에 KBS 구민정 PD가 공효진에게 환경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공효진은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자신이 사람들 앞에 나서서 환경 사랑을 이야기할 때 너는 얼마나 잘 났냐고 공격받을까 봐 6개월을 고민했다고 한다.

 

사실 공효진도 모피 코트도 입고 싶지만, 사람들 눈을 피해 몰래 입고 싶을뿐이라고 말한다.

 

다만, 자신이 모피 코트 판촉을 위한 광고 모델이 되진 않겠다고 다짐했단다.

 

그녀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중·고등학교 때 4년 동안 호주에 살면서부터다. 매일 매일, 아름다운 하늘빛을 보는 게 일상이었지만, 한국에 돌아오니 늘 잿빛 하늘이었다.

 

어쩌다 날씨가 맑으면 사람들이 SNS에 오늘 하늘 너무 예쁘다며 올리는 걸 보고, (이 정도가 아름다운 것도 아닌데) 이건 아니다 싶어 그때부터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결국 공효진은 출연하겠노라 답했다. 그녀는 자신과 친한 배우 이천희 그리고 그의 아내 전혜진과 셋이 뭔가 그림을 만들어 보겠다고 제안했다.

 

이천희는 캠핑 가구를 만들어 파는 일을 하고 있고, 아역배우 출신 전혜진은 한적한 곳에서 사는 걸 좋아해 이천희와 함께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

 

세 사람은 충남 보령에 위치한 죽도에서 1주일 동안 자급자족 생활에 돌입한다.

 

제작진이 꾸민 마트에서 계란 1알을 사도, 온수로 샤워를 해도 모두 미리 정해둔 ‘그루’가 차감됐다.

 

10,000그루에서 시작해 셋이 뭘 할 때마다 그루가 차감됐다. 다만, 손수 젓가락을 만드는 등 자급자족 행위를 하면 ‘그루’를 벌 수 있다.

 

참고로 ‘그루’는 탄소발자국을 계산해 각각 수치를 정했다. 예컨대 계란 1알을 얻기 위해 닭이 배설도 하고, 계란을 운송하는 차가 매연도 뿜어낼 테니 그걸 다 수치로 계산해 해당 이산화탄소를 없애려면 나무 몇 그루를 심어야 하는지 계산했다.

 

1주일의 촬영을 마칠 때 남은 그루만큼 나무를 심는다는 거창한 계획도 세웠다.

 

상당히 좋은 취지이기에 세 사람은 어떻게든 ‘그루’를 아끼려 했다. 이천희는 온수의 1/10에 불과한 냉수 샤워를 하느라 곤혹을 치렀고, 아침에 프렌치 토스트를 해 먹자며 공효진이 식빵과 계란, 버터를 매점에서 가져오라고 하니 이천희와 전혜진이 버터는 그루가 너무 많이 소비된다고 안 가지고 왔다.

 

저녁에 밥을 먹고 싶어 하는 전혜진에게 공효진이 고기는 너무 그루가 많이 소비되니, 그루가 소비되지 않게 밭에서 고구마나 캐서 그걸로 때우자고 해서 첫날 저녁부터 너무 부실한 끼니에 전혜진은 속상해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건 아니다 싶다. 처음 세 사람이 이곳에 온 이유는 환경의 소중함을 시청자들이 느끼게 하려는 것이었는데,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찬물로 샤워하느라 고통에 몸부림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이 “에이 궁상맞게 저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소리를 할까 봐 공효진이 제작진에게 문제를 제기한다.

 

충분히 일리 있는 주장이다. 아무리 탄소배출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지만, 고기는커녕 버터도 못 먹고 사는 삶에 공감해 줄 사람은 많지 않다.

 

결국 촬영을 중단한 채 제작진과 출연진이 장고의 회의를 거쳐 방향을 튼다.

 

다음 날부터, 세 사람은 더 이상 ‘그루’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물도 막 쓰고, 삼시세끼 고기를 구워 먹는다는 게 아니라, 자칫 ‘그루 아끼기 게임’처럼 보일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세 사람은 우리 생활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쓰레기가 뭘까 고민한다. SNS 댓글을 통해 생수 페트병이 가장 문제라는 것에 공감한 세 사람은 왜 생수병은 우유처럼 종이팩은 없을까 고민한다.

 

이에 공효진이 이천희에게 생수 회사에 전화해 그 이유를 물어보란다. 다들 공감은 하지만, 유통과정에서 파손 문제도 있고, 소재를 바꿀 계획은 없다고 한다.

 

그러다 우연히 생협에서 종이팩 생수를 파는 걸 알게 돼 바로 전화를 건다. 처음에는 소비자라고 했다가 나중에 신원을 밝힌 후, 왜 마트나 편의점에선 안 파느냐? 우리가 포장재를 디자인 할 수 있느냐? 묻는다.

 

마트나 편의점에서 팔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는다는 답변과 직접 디자인해 주면 고마운 일이지만 최소 20만 개는 주문해야 생산이 가능하단 답을 받는다.

 

이에 공효진은 자기 SNS에 이 같은 내용을 올리며, 20만 개를 주문해 줄 기업을 찾는다.

 

여러 사람의 댓글이 달리고, 산림청에서 “와! 응원합니다”라는 짧은 댓글을 남긴다.

 

공효진은 이천희에게 산림청 계정으로 DM을 보내, 응원의 의미가 뭔지 묻는다.

 

결국 담당자와 통화를 통해 국립공원 내 매점에서 파는 생수 페트병 쓰레기 때문에 골치 아프다는 답을 받는다.

 

이에 공효진이 강하게 밀어부쳐 산림청과 생협 관계자 그리고 공효진, 이천희, 전혜진, 엄지원이 화상회의를 한다.

 

그 결과 산림청이 이들이 디자인한 생협 종이팩 생수를 구매하기로 한다.

 

그러더니 이번엔 이마트 SNS 계정이 응원의 댓글을 달자, 마침 ‘쓱 배송’ 광고를 여러 편 찍은 공효진이 바로 자기가 아는 이마트 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취지를 설명한다.

 

밤 9시가 안 된 시각에 전화를 받은 부장은 다음 날 오전, 지금 팀장을 비롯해 5명이 죽도로 출발했다고 연락해 온다.

 

이에 이천희는 손님들이 앉을 벤치를 뚝딱뚝딱 만든다.

 

이마트 직원들과 긍정적 미팅을 마친 후, 이번엔 LG생활건강이 죽도로 와 친환경 제품 개발 약속한다.

 

촬영 한 달 후, 세븐일레븐에서도 연락이 왔고 이후에도 kt와 올리브영 등에서도 계속해서 연락해 와 친환경 제품 생산에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몇 달 후, 진짜로 이마트엔 생분해 물티슈가 등장했고, 올리브영과 세븐일레븐에선 종이팩 생수를 팔기 시작했고, LG생활건강은 페트병이 없는 고체 샴푸를 출시했다.

 

다시 서두로 돌아가 이 모든 게 방송의 힘 그리고 연예인의 선한 영향력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정부에서 지원금 천만 원 줄테니 이마트에 생분해 물티슈를 만들어 팔라고 한들 이마트가 이를 수용할까?

 

포장재의 문제도 있고, 생분해 재질로 물티슈를 만들면 단가도 올라가고, 비싸면 소비자가 찾지도 않을 텐데 말이다.

 

또, 생협이 산림청에 종이팩 생수 20만 개만 사 달라고 한들 산림청이 바로 OK했을까? 어쩌면 산림청 담당 사무관도 제대로 못 만나고 좌절됐을지 모르는 일이다.

 

국가기관인 산림청이, 대기업인 이마트와 LG생활건강이 바로 미팅을 잡고 최대한 긍정적으로 검토한 데에는 전국민적 인지도를 지닌 공영방송 KBS가 끼고, 사익(私益) 차원이 아니라 진짜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연예인이 제안하니 이런 움직임이 있었던 게 아닐까?

 

새삼 미디어와 연예인이 사회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 <보통의 용기>는 이달 30일 개봉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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