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혼자 먹고 살 돈이 없으니, 길거리에서 자전거를 훔쳐서 팔아 돈을 마련한다.
행여 보육원에 가게 될까 봐, 조지는 윈스턴 처칠이라는 가상의 삼촌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러던 어느 날, 머리는 하얗게 염색하고, 금목걸이를 한, 30살의 남성이 아빠라며 나타난다.
이비자 섬에서 티켓을 판다는데, 옷 주머니에 총알을 갖고 다니는 게 수상하다. 이에 조지는 제이슨을 의심한다.
제이슨이 잘 때 몰래 휴대폰을 뒤져 보다가 들키자, 불같이 화내는 그의 모습이 더 수상하게 느껴져 그에 대한 의심은 깊어진다.
제이슨은 조지와 친해지려고 자전거 훔치는 걸 돕다가 경찰에 쫓긴다. 둘이 열심히 도망치면서 조지와 제이슨은 친해진다.
하지만 그러기도 잠시, 아까 경찰을 피해 달아나다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조지는 신경이 예민해진다.
왜냐하면 거기에 죽은 엄마와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제이슨과 조지는 서로 같이 지내는 날이 깊어질수록 다시 마음의 문을 연다.
둘은 죽은 조지의 엄마에 대해 얘기하면서 서로 가까워진다.
영화 <스크래퍼>는 엄마의 죽음으로 갑자기 세상이 홀로 남겨진 한 소녀 앞에 난생처음 보는 아빠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엄마, 아빠가 10대 때 태어난 조지는, 한 번도 아빠를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시한부 판정을 받은 엄마가 자신이 죽은 후 홀로 남을 딸을 걱정해 생부에게 연락하면서, 12년 만에 드디어 만나게 된다.
아빠가 처음인 제이슨은 처음 보는 딸 앞에서 서툴다. 아빠가 뭘 해줘야 하는지 어디서 배운 적도 없고, 아직 30살밖에 안 된 까닭에 인생 경험도 적은데, 10대 딸을 마주하자 어디서부터 뭘 해줘야 하는지 몰라 당황한다.
나이는 어려도 아빠보다 더 어른스러운 조지 역시 부족하긴 매한가지다.
아무리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해도, 아직은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경제활동을 비롯해 제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적다.
때문에 갑자기 혼자가 된 조지가 헹정당국에 의해 무조건 보육원에 보내질 게 아니라, 제도적으로 이 아이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필요해 보인다.
또 10대 부모뿐 아니라, 누구나 부모가 처음이기에 부모교육을 통해 향후 아이가 태어나면 뭘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알려주는 게 제도적으로 필요해 보이지 싶다.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영화 <스크래퍼>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저작권자 ⓒ 디컬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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