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법원에서 아이들의 거취를 결정할 때까지 최대 9개월간 머물 수 있는 임시 거처다.
이곳을 거쳐 간 아이는 무수히 많다.
그만큼 폭력이나 부모의 알코올중독 문제, 방임 등의 사연 있는 아이가 많다는 이야기다.
아이 대부분은 부모가 살아있는 상태다.
법원의 판결에 따라 친권이 말소되어야 입양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보육원에 갈 수밖에 없다.
물론 가족에게 돌아가거나 친척에게 가는 예도 있다.
하지만, 다시 쉼터에 돌아오거나, 커서 부모와 똑같은 삶을 사는 경우도 흔하다.
엄마의 알코올 중독으로 쉼터에 왔던 소녀가 가정으로 복귀해 장성한 후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본인도자기 엄마와 똑같이 술을 마시고 아이를 방임해 자녀를 만나러 다시 쉼터를 방문하는 식으로 말이다.
전쟁으로 상황은 더 안 좋아졌다. 많은 사람이 직업을 잃었고, 열 집 중 한 집은 가정이 위태로워졌다.
가족 해체의 주된 원인은 알코올 중독, 가정 폭력, 주거 문제 등이다.
가정은 그 기능을 잃고 아이들은 가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파편들의 집>은 쉼터에 온 에바, 사샤, 알리나, 콜랴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부모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에바는 엄마의 알코올 문제로 쉼터에 왔다. 이번이 두 번째로 엄마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집으로 돌아가길 원하지 않는다.
엄마 또한 에바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전화 통화를 통해 에바가 얼마나 필요한지 이야기한다.
하지만, 취업은 하지 않고 무기력하게 생활하며 항상 술 문제를 일으킨다.
엄마를 사랑하고 걱정스러운 마음과는 다르게 그 환경 속으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다.
다행히 할머니가 에바를 맡기로 하면서 에바는 쉼터를 기쁘게 퇴소한다.
사샤와 알리나는 쉼터에서 절친이 된다. 하지만, 그들의 놀이 형태는 충격적이다.
싸우는 것이 놀이이며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거기에 서로의 비밀을 털어놓는데, 술을 마신 경험을 비밀스럽게 이야기한다. 그들의 나이는 많이 봐야 초등학생이다.
이런 장면도 나온다. 아이들이 밤에 모여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데 아빠가 엄마를 칼로 찌른 이야기를 웃으면서 한다.
아이들의 입에서 혹은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것이 충격적이면서도 안타깝다.
성장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끼며, 부모가 자녀에게 당연히 제공해야 하는 것들이 부재한현실은 아이들의 미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깨닫게 한다.
한 아이가 가면 또 한 아이가 들어온다.
쉼터는 끊임없이 아이들이 들어오고 나간다.
부모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 아이들이 상처 받고 보호 받지 못한다.
‘희망은 맨 마지막에 죽는다’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큐멘터리 영화 <파편들의 집>을 통해 부모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번 상기했으면 한다. 오는 24일 개봉.
/디컬쳐 박선영 기자 <저작권자 ⓒ 디컬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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