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아이들을 위하고, 온화한 그의 성품에 어울리는 선택이다.
그런 가운데 자기 반 학생인 유미(최수인 분)가 임신한 걸 알게 된다. 희연과 보건교사가 도와주려 하지만, 유미가 ‘당한 게’ 아니라며 제대로 말을 안 한다.
결국 유미 부모와 상의하기 위해 유미 아빠(정기섭 분)에게 전화하지만, 바쁘다며 제대로 듣지도 않고 끊는다.
유미는 유미대로 낙태 수술을 위해 이미 경험 있는 친구에게 상담한다.
혼자 수술하기 버거운 유미는 담임인 희연에게 수술비를 빌려달라고 한다.
제대로 말도 안 하면서 뭐냐는 희연의 꾸지람에 유미는 8살 때부터 동생(김수형 분)을 돌본 터라 애 낳으면 키울 자신은 있는데, 낳을 자신이 없어 고민한다.
학교에서는 유미가 무단결석이라도 하면 퇴학시키겠는데, 임신한 몸으로 매일 성실히 출석하니 자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놔두면 다른 아이들에게 임신해도 상관없나보다는 생각을 심어줄까 봐 고민한다.
수술비가 필요한 유미는 오래전 아빠와 이혼한 엄마(양조아 분)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지만, 엄마도 여유가 없어 선뜻 못 도와준다.
집에 가니 담임에게 전해 들은 아빠가 유미를 무자비하게 두들겨 팬다.
그길로 유미는 집을 나오고, 엄마와 함께 산부인과에 간다.
임신 5개월이라 임신중절 수술이 힘들단 말을 들으니 난감하다.
유미가 갑자기 1주일 넘게 학교에 나오지 않자 희연은 유미 아빠에게 곧 퇴학 처리될 위기이니, 복학할 수 있게 차라리 자퇴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가 원성만 산다.
2주 넘게 무단결석하다가 뜬금없이 나타나 태연하게 밥을 먹고 있는 유미의 모습에 희연이 욱해서 유미를 끌어낸다.
유미는 자기를 임신시킨 남학생은 멀쩡히 학교에 잘 다니는데, 임신이라는 벌을 받은 자기는 왜 학교까지 못 다녀야 하나며 억울해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임신한 건 너라는 학교의 태도에 결국 유미가 자퇴한다.
그리고 곧바로 희연이 급식실에서 유미를 끌어내는 동영상이 퍼진다.
시간이 흘러 유미는 만삭의 몸으로 미혼모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또, 그토록 임신을 원하던 희연 역시 임신 10주라는 진단을 받는다.
어느 날, 유미는 희연의 집을 찾아간다. 그리고 갑자기 하혈하자 놀라서 희연에게 도움을 청한다.
결국 유미가 아이를 낳자, 구청에서 입양상담을 위해 시설에 방문한다.
복학을 원해 빨리 입양 보내고 싶은 유미가 아빠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위탁가정에 보낸다.
유미가 아이를 위탁가정에 보낸 걸 안 동생이 “엄마들은 왜 아기를 버리냐?”며 슬피 운다.
몇 달 후, 희연은 유미에게 학생이 아이를 가진 게 칭찬할 일은 아니어도, 벌 받은 것도 아니라며 학교로 돌아오라고 한다.
하지만, 뒤늦게 유미가 입양 보낸 아기를 되찾아 온 걸 알고 애 키우면서 학교는 어떻게 다니냐며 걱정한다.
미혼모를 위한 대안학교나 방송통신고등학교는 싫다는 유미 때문에 희연이 학교에 복학을 허락해 달라고 하지만, 교장이 거부한다.
이에 희연이 재입학 평가위원회 소집을 요청한다. 재학생들이 유미의 복학에 지지하는 서명을 하고, 희연이 간곡히 부탁해 보지만 결국 6대2로 불허된다.
영화 <최소한의 선의>는 고등학생이 임신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극 중 희연의 말처럼 고등학생이 임신한 걸 칭찬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나쁜 짓하다가) 벌 받았다고 할 수도 없다.
아이 엄마의 나이와 상관없이 생명을 잉태한 건 성스러운 일이고, 우리 사회에서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더욱이 우리나라 최고의 법인 헌법에 따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고, 교육받을 의무와 권리가 있다.
하지만, 유미가 다니는 학교에선 학생이 임신했다는 이유로 유미의 교육권을 박탈하려 들고, 모성보호도 하지 않는 폭력성을 보인다. 이로 인해 유미는 행복할 권리마저 짓밟힌다.
평소 성품이 온화해, 입시경쟁에 지쳐 고3이 아닌 고1 담임을 맡았다는 희연은 사실 난임으로 고생 중이다.
표면적으로는 입시경쟁에 지쳐서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임신 준비를 위해 고3이 아닌 고1 담임을 맡은 것이다.
그런데 자기는 하지도 못한 임신을 자기 반 학생이 했다고 하니, 부아가 치밀어 급식실에서 밥 먹고 있는 유미의 식판을 엎고, 끌고 나간다.
평소 생명윤리를 가르치던 교사가 새로운 생명을 잉태한 학생을 대하는 태도가 가관이다.
그녀는 다른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유미를 학교에서 치우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같은 교사인 남편이 유미를 위해 당신이 할 수 있을 했냐고 묻자, 생각을 고친다.
이때부터 희연은 아이를 낳은 유미가 다시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다.
김현정 감독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원작 시나리오를 제작사로부터 받고 서로 이해하려는 내용이 좋아서 메가폰을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소한의 선의’가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타인에게 보내는 관심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주인공인 희연 역을 맡은 장윤주 역시 시나리오를 받은 후, ‘내가 유미를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출연을 결심했다고 답했다.
이렇듯 영화는 난임 교사와 임산부 학생이 서로를 이해하고, 도와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처음에 딸의 임신 사실을 알고 두들겨 패던 아빠도 결국 딸의 미래를 위해 돕는다. 또, 자기는 성공하지 못한 임신을 했다는 사실에 유미에게 자퇴를 종용하던 담임도 생각을 고쳐 돕는다.
<고딩엄빠>라는 프로그램이 있을 정도로 미혼모, 미혼부가 많은 게 현실이다.
무조건 모른 척 외면하거나, 혼내고, 자퇴시킨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칭찬까지는 못 해줘도 성스러운 임신을 했으니, 그리고 책임감 가지고 아이를 낳았으니, 우리 사회와 어른들이 그들이 사회에서 차별받지 않고, 어려움 없이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영화 <최소한의 선의>는 이달 30일 개봉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저작권자 ⓒ 디컬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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