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호에 사는 주현(이현우 분)는 아픈 노모(성병숙 분)를 위해 현관 근처에 차를 세우려다 자기 자리라고 우기는 303호 여자 신혜(문정호 분)와 실랑이한다.
집에 들어와 쉬려는데 윗집에서 시끄럽게 굴어서 쫓아가니, 남자애라 말해도 안 듣는다며 시큰둥하다.
다음 날, 집을 나간 엄마, 아빠 대신 돌보는 조카 예지가 유치원에서 싸웠다는 말에 주현은 엄마, 아빠 없는 거 사실인데 기죽지 말고 당당하라고 말한다.
집 앞에서 303호 꼬마와 예지가 아는 척하자, 신혜가 자기 아들한테 예지랑 같이 놀지 말라며 데리고 간다.
욱하는 마음에 주현은 아까 길에서 받은 사이비교회 전단지를 303호 우편함에 꽂는다.
얼마 후, 신혜가 자기가 다니는 교회 목사라며 반상회에 그 사이비교회 목사를 데려온다.
주현은 자기가 꽂아둔 전단지의 교회인 걸 알고, 갑자기 상의도 없이 이러면 어떡하냐며 제지한다.
다음날, 신혜가 주현에게 앞으로 상의하겠다며 살갑게 군다.
뭔가 달라진 듯한 신혜의 모습에 언제부터 그 교회에 나갔는지 묻자, 택함을 받았다는 답이 돌아온다.
이후 신혜가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전도에 열을 올린다. 개개인의 약한 부분을 공략해 전도 성공률이 높다.
결국 주현네 집 빼고 다들 303호에 모여 함께 예배를 드리는 지경에 이른다.
공인중개사 준비를 하면서 은행 청원경찰로 일하는 주현은 지점장 심부름으로 도시락을 사온다.
도시락 1개가 남으니 같이 먹자며 배석한 손님을 소개한다.
신도시 개발과 관련한 조합장이라는 말에 주현이 관심을 보이자, 대뜸 주현에게 전도하려 든다.
한편, 우연히 알게 된 약사 유진(방민아 분)이 어느날 밤 원정빌라에 찾아온다.
이 밤에 어쩐 일이냐고 주현이 물으니, 자기는 남이 보지 못하는 걸 본다며 이상한 소리를 한다.
다음날 주현의 엄마를 비롯한 빌라 사람 모두 기도한다며 그 교회에 간 걸 알고 주현이 교회로 찾아간다.
교회에 아무도 없어서 당황한 사이, 유진이 나타난다.
이단문제를 파고있는 유진이 주현을 기도원으로 인도한다. 주현이 엄마를 억지로 끌고 나오자, 다음날 빌라 사람들이 모두 주현네 집으로 몰려와 죽일 듯 덤빈다.
심지어 그 교회 교인인 지점장이 하루아침에 주현을 해고한다.
교회 간 지 얼마 안 된 신혜가 교회의 핵심인물이 돼 원정빌라 사람들을 더욱더 옭아맨다.
이에 주현은 유튜브 채널 Door to Door 운영자인 빌라 주민 형석과 형석 채널의 후원자인 유진과 함께이 일을 바로 잡기 위해 애쓰고, 교회 측에서 여러 방법으로 주현을 옥죄어 온다.
영화 <원정빌라>는 이웃의 불화로 시작해 사이비 종교에 의해 한 빌라 전체가 잠식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극 초반에는 주차문제 등으로 주민간에 갈등을 빚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주민 사이의 갈등으로 인해 욱하는 마음에 길거리에서 받은 전단지를 303호 우편함에 넣었다가, 303호 여자에 의해 주민 모두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필 평소 빌라에서 목소리가 큰 303호 여자가 사이비에 빠져 적극적으로 전도에 나서니 순식간에 빌라 한 동 전체가 사이비에 빠진다.
자다가 눈 떠보니까 귀신이 나를 쳐다보고 있고 그런 류의 영화는 아니지만, 홧김에 ‘에이 이거나 먹어라’하는 심정으로 사이비교회 전단지를 특정 세대 우편함에 넣었다가, 그 집 여자가 주민 모두를 사이비교회에 끌어들이니 이보다 더 무서운 일이 있을까 싶다.
영화를 연출한 김선국 감독은 지난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본인이 빌라에 살고 있는데, 언젠가 김 감독도 다른 집에 전단지를 넣어봤기에 거기서 소재를 떠올랐다고 한다.
또 특정 종교를 소재로 삼은 건 아니고, 기독교를 베이스로 여러 종교를 녹여냈다며 꼭 사이비 종교에 대해 말하려는 의도보다 우리를 미혹하는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마지막에 유진의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 선명하지 않은데, 이에 대해 유진 역을 연기한 방민아는 “(촬영) 마지막까지 유진이가 선한 역할인지, 악한 역할인지 몰라서 연기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영화 <원정빌라>는 내달 4일 개봉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저작권자 ⓒ 디컬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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