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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공연 장면 / 라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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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이 인기리에 공연 중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과 책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80·90대 할머니들이 뒤늦게 한글을 배우고, 시를 쓰는 내용이다.
유치원생도 아는 한글을 모르면 서러운 일의 연속이다. 유치원생 손자가 동화책을 읽어 달라길래 그림만 보고 대충 이야기를 지어내니, 왜 엉뚱하게 읽냐며 뭐라고 하는데, 할머니는 한글을 모른다고 말하기 부끄러워 그 후로 손자를 보러 갈 엄두가 안 난다.
결혼 전 푸시킨의 시를 알려줄 정도로 친절했던 남편이 결혼 후, 화나면 은행 가서 돈을 찾아오라며 골탕 먹이는데 글자를 모르니 출금전표 좀 대신 써달라고 말하기 부끄러워 아예 팔에 깁스를 하고 은행에 갈까, 생각한 적도 있다.
또 동네 노래자랑에 나가고 싶어도 신청서를 쓰지 못해서 노래자랑에 못 나간 할머니도 있고, 태어날 때부터 차별 속에 살아온 할머니도 있다.
그런 할머니들이 한글을 배우고 있는데, 정부의 예산 지원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다.
그때 한 방송사 다큐 PD가 할머니들을 촬영하러 오자 혹시 방송이 나가면 지원이 재개되지 않을까 기대하며 자신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눈물 핑 돌게 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실제 문해교실 할머니들의 시를 고치지 않고 가사로 사용해 더욱 그런 듯하다.
하지만, 마냥 가슴 뭉클한 뮤지컬은 아니고, 김나희, 김미려 등 개그우먼 출신들이 과하지 않게 코믹함을 한 스푼 곁들여 웃다가, 울다가의 비율을 잘 조절한다.
제목의 ‘가시나’는 우리가 생각하는 뜻이 아니라, ‘가장 시작하기 좋은 나이’의 줄임말이다.
지금 새로운 도전 앞에 머뭇거리는 사람이라면, 이 뮤지컬 속 할머니들을 보며 용기를 얻으면 좋을 것 같다.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이달 28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볼 수 있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