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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청자 볼모로 파업은 파국 초래

이경헌 기자 | 입력 : 2017/09/04 [16:49]

MBC와 KBS가 결국 오늘(4일) 0시를 기해 총파업에 들어갔다. 두 공영방송이 함께 총파업에 돌입하긴 5년 만이다.


물론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 회사를 상대로 파업도 할 수 있다. 이는 엄연히 법으로 보장된 권리다.


하지만, 방송은 국가주요시설이자 공공재의 성격이 강하다.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전파를 이용하는 것부터 공적인 성격이 강함을 보여준다. 게다가 전쟁이라도 나면 국민들에게 신속히 상황을 전파해야 하는 탓에 지상파 방송사는 국가주요시설로 지정돼 보호를 받는다.


또 다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금, 단순히 파업일정에 따라 KBS와 MBC라는 거대 지상파 방송사가 일을 손에서 놓는 것은 국민들을 불안하게 한다.


5.18 사건이 당시 광주지역 외의 지역에 잘 알려지지 못했던 이유는 언론이 입을 다물었기 때문이다.


전국방송을 하는 그것도 TV만 있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지상파 방송사인 KBS와 MBC가 총파업에 돌입하면,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를 제대로 국민들에게 전파할 수 없다.


만에 하나 전쟁이라도 나면, 국민들은 방송을 통해 소식을 접하지 못해 우왕좌왕 하거나 앉아서 죽을 수도 있다.


요즘처럼 스마트폰이며 SNS가 발달한 시대에 방송 안 보면 전쟁 난 줄 모르냐고 하는 이도 있겠지만, 스마트폰이나 SNS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지상파 방송을 통해서만이 뉴스를 접할 수 있다.


언론개혁 보다 국민을 사지(死地)로 몰아넣는 것이 더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는 아닐 터이다.


비단 이뿐 만이 아니다. '방송은 공기처럼' 이라는 말이 있다.


어느 지상파 방송사에서 10년도 더 전에 사용하던 캐치 프레이즈인데, 그만큼 방송은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지친 일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TV 앞에 앉아 예능을 보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고, 드라마를 통해 간접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배우기도 하고, 뉴스를 통해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게 된다.


어떤 이유로 TV 앞에 앉던지 그 누구도 시청자들에게 TV 볼 권리를 빼앗을 권리도, 이유도 없다.


만약 언론개혁을 위해 집단행동이 필요하다면, 사내에서 자기들끼리 하면 될 일이지 시청자를 볼모로 잡을 이유는 없다.


지하철이나 버스가 파업을 이유로 운행을 중단하면 뉴스를 통해 비난하던 이들이 정작 자신들은 시청자를 볼모로 방송을 파행시키면서 총파업을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더욱이 시청자들은 강제적으로 KBS에 시청료까지 내고 있다.


지상파 방송은 유료 상품 가입 없이 누구나 TV만 있으면 볼 수 있지만, KBS에 대해서만큼은 별도로 시청료까지 지불하고 있다.


'공짜 방송'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소비자'인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빼앗는 것은 부당 이득을 취하겠다는 것인데, '갑'인 시청자들이 가만 있을리 없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언론개혁에 반대한다거나 파업을 철회하라는 것이 아니다.


'갑'인 시청자를 볼모로 하지 말라는 것이다. 시청자에게 피해 없게 하면서도 충분히 파업할 수 있다.


계속해서 시청자를 볼모로 파업을 진행한다면 회사는 점차 외주 제작비율을 높이고, 계약직 언론인 수를 늘려 나갈 것이다.


지금 파업 중인 이들이 이런 결과를 바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자신들의 밥그릇뿐만 아니라, '공기 같은 방송'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시청자를 인질로 잡고 파업하는 버릇은 반드시 버려야 할 것이다.


/디컬쳐 이경헌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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