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장애인의 날이다. 평소에도 장애인의 인권에 대해 늘 생각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니 이날 하루라도 장애인의 인권에 대해 생각하자는 의도로 만들어진 날로 올해로 40년이 됐다.
하지만 우리 정치권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아직 후진적이다.
얼마 전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금배지를 달게 된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 씨의 안내견 때문에 국회에 등원도 하기 전에 논란이 되고 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은 장애인복지법에 의해 공공장소나 숙박시설, 식품접객업소 등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에 출입을 보장받는다.
하지만 국회사무처는 국회법에서 본회의나 위원회 회의에 방해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을 반입할 수 없다는 조항을 들어 그동안 안내견의 본회의장 출입을 막아왔다.
지난 17대 때 활동한 정화원 의원 역시 시각장애인이었는데 안내견의 회의장 출입을 허용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보좌진의 도움을 받아 회의장에 출입했었다.
물론 혹자는 김예지 당선인 역시 같은 방법으로 회의장에 출입하면 될 일이라고 할 수 있으나, 이는 장애인을 수동적 존재로 전락시키는 것이기에 그리 좋은 대안이 아니다.
시각장애인에게 안내견은 ‘물건’도 아니고 더욱이 ‘음식물’도 아니다. ‘눈’이다.
안내견만 있으면 어디든 혼자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데, 굳이 안내견 없이 누군가의 팔목에 의지해 다니라고 할 수는 없다.
2007년 국회에서 장애인 차별금지법을 제정했다.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명문화 한 것으로, 물론 이 법에서도 안내견의 공공기관 출입을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런 법을 만든 국회에서 안내견의 본회의장 출입을 놓고 고민할 이유가 있을까 싶다.
입법의 취지를 생각해 입법부가 법대로만 하면 될 일이다. 고민할 게 하나도 없다.
오죽하면 미래한국당 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나 군소 야당인 정의당이 나서서 당연히 허용해야지 뭘 고민하냐고 쓴소리를 할 정도다.
장애인의 날 하루만 장애인을 위하는 척 하지 말고, 평소에도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생각하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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