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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꼰대가 안 되려면 디폴트 값을 바꿔라

칼럼니스트 권일남 | 입력 : 2022/01/18 [16:16]

“나 때는 말이야”, “옛날에는 이런 거 생각도 못했어”라고 하면서 말을 꺼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자기의 어려운 과거의 경험을 무용담처럼 늘어놓고는 ‘나 이런 사람이야’를 되뇌이는 사람이라면 청소년들 앞에서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자기가 경험한 그 시대의 어려움을 극복한 과거의 영화를 마치 자기보다 어리거나 아래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주입하듯이 경험을 전하는 태도는 마치 권위를 앞세워서 자신의 주장을 전하려 드는 우매한 성인에 불과하다. 

 

마치 예, 아니오로만 대답하라고 윽박지르는 것이 자신의 권위를 지키기 쉽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순간적 상황만을 모면하려는 기회주의적 사고가 강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사람을 ‘꼰대’라고 부르는데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행위를 일삼는 직장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속된 표현이다.

 

꼰대의 사전적 정의가 말하는 의미를 통해서 나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기준을 맞춰 보자.

 

첫째는 대상의 편중성이다. 누구나 생각을 할 수 있고 그 차이가 다를 수 있는데 유독 직장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이라고 규정한 부분이다. 나이가 많고 상사가 되면 다들 꼰대의 서열에 오르는 것이 당연한가? 

 

아마도 나이 많은 직장의 상사들이 자신의 권위를 앞세우고 대접받고자 함을 우선 한다면 스스로 꼰대가 될 우려가 크다는 점을 조심해야 한다. 새로운 지식과 기술이 밀려오는 순간 이를 이기지 못함을 두려워하며 권위에 숨고자 하는 사람이 아닌지 말이다.

 

둘째, 생각의 구태의연함으로 똑같은 사물이나 상황을 바라보면서 발전적이기보다는 과거에 회귀 되어 마치 그때의 영욕에 취해서 말을 뱉어내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다. 왜 구태에 몰입되어 있으며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아라. 적어도 꼰대가 안 되려면 말이다.

 

셋째, 타인에게 강요한다는 말의 의미이다. 꼭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과 방법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타인의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 셋 중에 하나라도 일상에서 자주 적용하고 있는 사람이 ‘나’라면, 그것도 부모로서 자녀에게 표현하는 무언의 압력적 수단으로 자주 표출한다면 나부터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면 왜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꼰대가 되는 게 정상이라고 여기는가? 어렸을 때 어른들을 꼰대라고 말하던 내가 자신도 모르게 지금 이순간 비판의 대상이 되어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자.

 

여기서 꼰대가 되는 중요한 변수의 기준을 판별하는 것을 디폴트(default) 값이라 하는데 그 기준이 어떻게 규정되어 있는지를 스스로 느껴 봐야 한다. 

 

디폴트라는 말은 채무불이행을 의미하는 말이지만, 컴퓨터 프로그래밍에서는 자체적으로 내정된 주어진 고유의 값을 말한다. 즉, ‘꼰대’라는 말속에는 후자의 의미인 프로그래밍 된 변화하지 않는 고유 값을 말하며 이 기준을 토대로 자녀를 판단하거나 강요하는 말을 함이 편하다면 이미 여러분은 과거의 디폴트값을 더 중시하는 부모이자 어른이라는 말이다.

 

어른이 되면 수많은 경험치를 지니게 되고 이를 발판으로 자신의 고유한 자화상을 확립하게 됨으로써 세상을 바라보는 고유기준이 세워지고 자신의 디폴트 값으로 구성되게 된다. 

 

디폴트 값이 언제,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에 따라서 청소년들과 눈높이가 맞지 않으면 꼰대가 되고, 서로 맞으면 세대 차이가 없는 편안한 관계가 형성된다. 

 

만약 자녀에게 꼰대가 되어있거나 비슷한 말을 자주 듣는다면 자신의 디폴트 값을 현재 또는 미래지향적으로 바꾸어 보려는 노력을 열심히 해야 한다.

 

물론 자신이 힘든 과정에서 어렵게 살아왔기에 과거의 경험을 소중하게 말하고자 한다는 것도 중요한 교육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방적 훈육이 되지 않고 서로 교감을 나누는 편안한 사이에서 과거의 경험을 나누는 관계가 된다면 어른의 말을 자녀가 쉽게 이해할 수 있기에 그러한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자녀가 하는 행동과 표현방식, 생활태도 등이 못마땅하여 ‘라떼는 말이야’를 입에 달고 산다면 자녀는 앞에서는 순응하지만 마음으로는 불편해진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부모라는 이름의 무게감, 부모되기의 어려움을 잘 표현하는 상황이 있다.

 

아버지가 딸에게 “나는 부모가 되는 방법을 잘 몰라서, 첫째 딸은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둘째는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셋째는 어떻게 사람 만들어야 하는지를 몰라서 그래. 그러니 네가 나를 이해해 줘”라고 자기반성적 말을 자녀에게 한다.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부모가 얼마나 될까? 좋은 부모가 되지 못했다는 말에 꼰대라 말하며 반발할 자녀는 얼마나 될까?

 

어떻게 사람과의 관계를 거쳐야 하는지의 방식을 모르는 부모도 많을 텐데 이 순간을 넘어선 부모는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동한다. 

 

자식 키우는 방법을 잘 모를 때 자녀와 협력하고 이해하고 대화하고 하는 노력을 채워나가면 문제가 없을 텐데 모르면서 마치 전권을 휘두르는 것처럼 행동하다 보니 사단이 많이 난다.

 

험한 세상을 살아온 부모는 세상을 보는 눈, 사람에게 지시하는 눈,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의 눈이 생겨 자녀에게 자꾸 전하려는 마음이 앞서는 것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내가 전하는 말이 모두 옳다고 여기는 꼰대가 되지 않도록 자기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2022년 새해 벽두에는 자신의 디폴트 값이 자녀에게 어떻게 향해 있는지를 대입해 보고 수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고민하여 꼰대가 아니라 친구가 되는 부모가 되었으면 한다.

 

/디컬쳐 칼럼니스트 권일남(명지대학교 청소년지도학과 교수 · 한국청소년활동학회장)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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