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렛미인>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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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렛미인>이 지난 3일 개막해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다.
2016년 국내 초연 이후 9년 만으로, 지난 2020년 캐스팅까지 완료하고도 코로나19로 결국 공연하지 못했던 터라 관객들에게 더 반가운 공연이다,
내용은 어찌보면 간단하다. 수백 년째 살고 있는 뱀파이어 소녀(?) 일라이가 새로 이사 온 동네에서 학교폭력 피해자인 오스카라는 소년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학교폭력이라는 소재로 인해 욕설과 가혹행위는 물론, 무대 위의 탈의까지 관객이 불편할 수 있는 요소가 공연 내내 등장한다.
특히 늘 조니 일당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오스카가 일라이의 조언에 따라 조니를 공격하고, 이 때문에 조니의 형이 오스카를 물고문하는 엔딩 장면은 ‘불편함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다.
무대는 미니멀하게 꾸몄다. 눈 내린 자작나무 숲이 기본 세팅이고, 여기에 락커 등 일부 소품이 간간이 등장하는데, 때로는 무대 위를 분할해 동시에 여러 장면이 펼쳐지기도 한다.
이는 2013년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이 선보인 무대를 그데로 옮겨온 것으로, 2016년 국내 초연 당시 연극에서는 최초로 레플리카 프로덕션(원작 프로덕션의 모든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하는 공연)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특히 마치 무용수 같은 일라이의 움직임은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마치 국어책을 읽는 것 같은 일라이의 말투는 일라이가 인간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데,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연기를 못한다고 오해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 배우들이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에서 마이너인 뱀파이어와 학폭 피해자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렛미인>은 내달 16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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