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두 편의 뮤지컬은 젊은 화가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공명>과 <더 펜>이다.
각기 다른 제작사,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어찌 보면 다르면서도 닮은 구석이 있다.
그런 까닭에 이 두 작품을 함께 관람한다면 비교하는 맛에 재미가 배가(倍加) 될 것이다.
우선 닮은 점을 꼽자면, <공명>에선 이름은 있으나 점점 혹평에 시달리는 화가가 우연히 젊은 화가를 만나 제자로 삼으며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고, <더 펜>에선 여자라는 이유로 남편 이름으로 소설을 내며 꽤 잘나가던 작가가 우연히 젊은 화가를 만나 영감을 얻어 새로운 작품을 쓴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공명> 속 공명과 <더 펜>의 제인은 모두 경제 상황이 안 좋아 제대로 그림을 배워본 적이 없다는 점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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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공명>의 공연 장면 / 네오프로덕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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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없이 ‘13번 시다’로 일하던 공명이 자기가 일하는 공장 벽에 그린 그림을 우연히 본 화가 태석이 공명을 제자로 삼는다.
태석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가졌지만, 제대로 그림을 배운 적도 없고, 데뷔한 적도 없는 공명은 태석의 칭찬이 버겁다. 그냥 지금처럼 그림을 원 없이 그릴 수 있다는 점이 감사할 뿐이다.
제인 역시 자기가 좋아하는 작가한테 그의 소설을 읽고 자기가 느낀 점을 그림으로 그려 선물했다가 지금 준비 중인 작품의 삽화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제인 역시 자기가 전공자도 아니고, 데뷔한 화가도 아닌 그냥 길거리에서 다른 사람들 초상화나 그려주는 사람인데 이렇게 유명한 작가의 책에 삽화를 그린다는 게 말이 되나 싶어 어안이 벙벙하다.
그런 큰 틀에선 두 작품이 닮았지만, 전개 방향에선 차이가 있다.
<공명>에선 태석이 그림 천재인 공명에게 계속해서 그림만 그리라고 강요한다. 처음엔 누구 이름으로 발표를 하는 것 따위는 전혀 관심도 없던 공명이었지만, 자기 사생활까지 포기하면서 주야장천(晝夜長川) 그림만 그리도록 강요받는 게 ‘13번 시다’와 다를 게 없는 삶이라는 걸 깨닫고 환멸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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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더 펜>의 공연 장면 / 앤유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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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더 펜>의 제인은 지금껏 내가 그리고 싶은 걸 그려본 적이 없는데, 내 마음대로 그리라니 좋으면서도 당황스럽다. 그러나 제인의 그림을 본 엠마가 영감을 얻어 제인의 그림을 토대로 이야기를 써가기 시작하자 자발적으로 열심히 그림을 그린다.
이후 두 사람의 반응도 다른데, 공명은 결국 자기 스승인 태석과 결별한다. 때문에 태석의 그림에 대해 다시 혹평이 쏟아진다.
그런가 하면 제인은 자기 그림에서 영감을 얻어 엠마가 책을 완성 해가자 열심히 그림을 그린다, 그러면서 엠마에 대한 사랑도 싹튼다.
하지만, 엠마가 조실부모(早失父母)한 제인이 동생 병원비로 고민 중인 걸 알고 몰래 병원비를 대납(代納)하자 지금껏 자기를 동정했나 싶어 화를 낸다.
이에 엠마는 제인한테 넌 내게 영감을 주는 도구였을 뿐이라고 모질게 말하며 거리를 둔다.
이외에도 <공명>은 1970년부터 1980년대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 남성 3인극이고, <더 펜>은 20세기 초 파리를 배경으로 한 여성 2인극이라는 차이도 있다.
물론 두 작품의 결말도 차이가 있는데, 그건 직접 극장에서 확인하기 바란다.
참고로 <공명>은 내달 19일까지 대학로 브릭스씨어터에서, <더 펜>은 이달 28일까지 대학로 SH아트홀에서 공연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