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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컬쳐

[미리보기]이 나무는 나를 기억할까?

다큐멘터리 영화 <콘크리트 녹색섬>

이경헌 기자 | 기사입력 2026/08/1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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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이 나무는 나를 기억할까?
다큐멘터리 영화 <콘크리트 녹색섬>
기사입력  2026/08/14 [09:40]   이경헌 기자

 

1980년대 정부가 조성한 대규모 저층 아파트인 개포동 주공아파트. 한때 ‘개도 포기한 동네’로 불렸지만, 지금은 ‘개도 포르쉐를 타는 동네’가 되었다.

 

영화는 공가(空家)가 넘쳐나는 이곳에서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며 다시 찾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감독의 추억이 깃든 소아청소년과 의원을 가보니 아직도 그 자리(아파트 상가)에 그대로, 그 의사가 있다. 애를 낳아도 계속 찾는 이들도 많아서 이젠 성인 환자가 더 많다고 한다.

 

이곳뿐 아니라, 문방구, 시계방 등 수십 년째 그 자리를 지키는 이들이 아직 많다.

 

그리고 이곳을 지키고 있는 또다른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나무다. 다른 곳과 달리 6만 그루 이상의 나무가 심어져 도심 속 숲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이곳에 얽힌 추억을 가진 이들도 많다. 재건축을 앞두고 사람들이 떠나면서 더 멋있게 우거졌다.

 

이성민 감독이 이곳을 찍어 인터넷에 사진을 올리자, 몇 동 앞인지 맞히는 이들이 넘쳐났다.

 

하지만, 재건축 과정에서 모든 나무를 베어버릴 예정이다. 어딘가로 옮겨 보관했다가 몇 년 후 다시 옮겨 심는 돈이 새 나무를 심는 것보다 돈이 더 들기 때문이다. 강남구청에 민원을 넣어봤지만, 그냥 나무를 베어냈다.

 

감독의 노력으로 구청이 조합과 얘기해 공원 예정부지의 나무는 베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공원 예정부지가 아닌 곳은 구청이 관여할 수 없고, 공원 예정부지의 나무도 몇 %나 살릴지는 알 수 없다는 게 강남구청의 입장이다.

 

이에 감독이 조경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남은 나무를 조사해 구청에 자료를 제출했다.

 

하지만, 조합 측은 설계 변경을 이유로 나무들을 베어버렸다. 40년을 한 자리를 지켜 온 나무들이 모두 잘려 나갔다.

 

구청은 감독에게 왜 이렇게 나무에 집착하냐고 핀잔을 줬다. 조합에서 감독에게 연락을 주겠다고 했지만, 결국 그 많은 나무를 모두 베어버렸다.

 

다큐멘터리 영화 <콘크리트 녹색섬>은 어린 시절 개포동 주공아파트 1단지에서 자란 이성민 감독이 이곳이 사라진다는 소식을 듣고 그 과정을 무려 7년에 걸쳐 기록한 결과물이다.

 

지난 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감독은 “나무에 집착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처음부터 나무에 관심 있었던 건 아니고, (동네를) 둘러보다 보니 나무를 통해 추억이 떠올랐고, 이 나무도 나를 기억할까 생각하니 집착이 아니라, 당연한 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개발 지역을 다룰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선 현재 1기 신도시인 일산에 거주 중인데, 재건축을 앞두고 있어서 똑같은 작업을 또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고양시 산황산 문제에 관심이 있다며, 700년 된 보호수 옆에 골프장을 증설할 예정인데, 보호수도 위협받는 상황을 사람들이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또, “이 영화를 보고 사람들이 자기 주위의 나무가 눈에 들어오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콘크리트 녹색섬>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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